소상공인들의 여름 전기요금 부담이 올해 5월보다 2배 수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서도 40% 이상 늘어, 정부의 전망을 크게 웃돌았다. 

7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국회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일반용(갑) 평균요금은 70만179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5월 31만8075원의 2.2배 수준이다. 7월(53만816원)과 비교해도 한 달 새 32.2%가 올랐다.

일반용(갑)의 8월 기준 3년간 요금을 보면, 2021년 41만47원에서 2022년 48만1660원으로 17.5% 올랐고, 2023년에는 1년만에 45.7%가 증가했다. 

상업용 건물에 적용되는 일반용 전력 중에서도 계약전력 300kW 미만인 일반용(갑)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업장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전기요금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언론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통해 반박한 바 있다. 산업부는 “일반용(갑) 기준으로 평균 전기사용량이 작년 8월과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전기사용량에 큰 변화가 없다면 전기요금 부담은 요금 인상률과 유사한 수준에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에 비해 올해 적용되는 전기요금의 인상률은 26% 수준이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5월 총 세 차례 인상된 결과다. 

하지만 소상공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8월 일반용(갑) 전기요금 평균값은 지난해보다 45.7% 증가해, 전기요금 인상분보다 20%p 가량 높게 나타났다. 가파른 전기요금 인상에 사용량 증가가 겹치면서 소상공인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정부의 추정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올해만 비교해도 사용자가 실제로 부담한 일반용(갑) 전기요금은 1월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 올랐고, 2월(29.1%)과 6월(29.3%)에는 29%까지 치솟았다. 이 밖에 7월(17.9%)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지난해보다 20% 이상 전기요금이 상승했다. 

이처럼 8월 이전에도 전기요금 부담이 급증하면서, 소상공인들이 에너지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8월3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요금 납부유예 등 단기대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전기수요가 많은 하절기 요금할인, 소상공인 전기요금체계 개편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소상공인의 공통적인 바람”이라며, “에너지 지원 법제화,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통한 소상공인 전용요금제 신설 등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을 정부가 마련하길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했다. 

성명서 발표 하루 전인 2일 정부는 소상공인 에너지 절감과 냉방비 등 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고효율기기 지원사업(냉장고 문달기 사업)을 추가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존 개방형 냉장고를 도어형으로 개조하거나 교체하면 금액의 40%를 지원키로 했다. 앞서 정부는 7월부터 소상공인 노후 냉(난)방기 교체지원 사업도 추진해 제품금액의 40%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전력도 전기요금 분할납부를 올해 6~9월 소상공인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은 전기요금 감소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냉장고 문달기 사업은 대상 업종이 한정돼 있고, 납부유예는 빚을 미루는 것일 뿐 실질적인 감면 혜택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실제 PC방, 편의점 등은 손님이 없는 상태에서도 24시간 냉방기를 가동해야 하며 음식점, 카페, 미용실 등도 실외온도가 올라갈수록 실내온도를 낮춰야만 손님이 찾는 구조로 영업시간 내내 냉방기 사용이 불가피하다”며, “소상공인 대부분이 ‘냉방비 폭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프랑스의 경우 10조8000억원의 전기세를 감면하고, 스페인은 전기요금 부가가치세를 10%로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요금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회재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부자는 감세하고, 소상공인은 전기세 폭탄 고통에 내몰고 있다”며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 소상공인 에너지 바우처 등을 통해 국민들을 신속 지원하고,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