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태호 국회의원은 10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이 학원 카르텔 얘기를 하니까 갑자기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들어가는, 이런 것이 국세행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조세행정에서 신뢰성을 높이는데, 또 법적 정당성을 높이는데 제일 중요한게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정하는 문제”라며, “비정기선정을 한 통계를 요구해봤는데, 이게 관리가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세기본법은 비정기 세무조사를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납세자가 신고 및 자료 제출 등 납세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무자료거래나 위장·가공거래 등 거래 내용이 사실과 다른 혐의가 있는 경우, ▲납세자에 대한 구체적인 탈세 제보가 있는 경우, ▲신고 내용에 탈루나 오류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납세자가 세무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하거나 금품제공을 알선한 경우 등이다. 

하지만 비정기 세무조사의 대상자를 선정한 이유가 법상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통계를 관리하지 않은 것이, 세무조사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이에 대해 “의원님 말씀하신대로 비정기 선정사유가 법에 열거돼 있는데, 호가 다섯가지 정도 나눠져 있다. 저희들이 선정할 때는 비정기 선정대상이 되는 납세자는 대부분이 여러가지 사유에 중복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다보니까 별도로 구분해서 관리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정태호 의원은 이에 대해 “납세의무자가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된 이유를 설명하게 돼 있다. 그러면 당연히 어떤 경우에 해당되는지가 통계적으로 관리가 돼야, 조세행정을 하는데 투명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며, “전혀 그런 것들이 관리가 안돼 있고 통계로 분류도 안돼 있다는건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대부분 여러가지 사유가 같이 중복돼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면서, 비정기 세무조사 시 조사팀이 조사대상자에게 세무조사 가이드북을 교부하고, 이때 사유에 대한 관련 설명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비정기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 사유에 대한 통계 관리에 대해서는 “사실 쉽진 않은데 저희가 검토해보고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태호 의원은 “그걸 해야 국세청이 비정기 세무조사 선정을 할 때 주로 어디에 초점을 두고 하고 있는지를 저희들이 알 수가 있고 국민들이 알 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통지·자료 예치도 늘어나=정태호 의원은 세무조사 시 사전통지와 장부 등의 보관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세기본법은 원칙적으로 세무조사에 앞서 15일 전에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단, 증거인멸 등 우려가 있을 경우는 예외다. 또, 납세자의 장부를 세무관서에 임의 보관하는 것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일시 보관 시에는 납세자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기간과 반납 등의 절차를 정하고 있다. 

정태호 의원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법인의 경우 통지생략조사, 통지를 안하고 조사하는 경우가 2018년 71%에서 2022년에는 거의 90% 가까이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또, “장부를 가져간 건수도 2018년 31.5%에서 지금은 49%까지 늘어나 있다”며, “이건 기본적으로 국세기본법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는거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저희들은 납세자 권리보호를 위해서 점진적으로 비정기조사의 대상자는 축소하고 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또 “다만, 실무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사전통지를 하거나 예치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조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필요 최소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국세청에서 올해 5월16일 세무조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납세자의 조사부담을 최대한 낮추겠다고 했다”며, 세무조사가 “국세청이 발표한 혁신방안의 취지에도 안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과세전 사전 조정이나 적부심심사 등은 통계가 감소하고 있지만 심판청구 같은 경우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조세불복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거다. 비정기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세무조사를 받는 입장에서 보면 신뢰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비정기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을 투명화하는 방안, 통지생략이나 자료 보관조사 기준·절차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 그리고 과세 처분 전 이견을 과세 전에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더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서 보고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