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유행 당시 영업제한을 당한 소상공인에 대해 “탕감 수준의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탕감하는 부분은 또다른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조화롭게, 신중하게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정태호 의원은 “미국이나 캐나다는 이런 조치를 취했다”며 미국의 ppp프로그램 등을 예로 들었다. 

또 “보통 형평성 문제, 모럴 헤저드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행정명령에 의해 영업을 제한당하셨던 분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자금을 지원했던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가 끝나면 당연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건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행정명령으로 영업을 제한당했던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정부가 적어도 탕감 수준의 채무조정을 확대해주는게 그게 정의롭다고 저는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일부 방향성에 관해서는 일부 공감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유의하면서 가야 한다는 말씀도 드린다”면서, “채무재조정은 새출발기금을 통해서 상당수준의 채무자별로 저희들이 채무재조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행정명령에 따른 영업제한의 피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재난지원금 준 부분”이 있었다며 코로나  유행 당시 행정명령 등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이 이미 이뤄진 사실이 있다고 반박했다. 

정태호 의원은 정부의 소상공인 부채 대책에 대해 질의한 뒤 “제가 보기에는 정부에서 상환유예 조치 등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되기 때문에 큰 문제없다는 판단을 하고 계신 거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는 “큰 문제가 없다는게 아니고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늘 현장이 어렵다. 힘들다”고 답했다. 

정태호 의원은, 정부의 인식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며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올해 2분기 들어1000조원을 넘어서고 있고, 연체율도 1.15%로 2022년 3분기(0.53%)보다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정태호 의원에 따르면 지역신용보증재단 대위변제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배가 증가했고, 사고액도 급격하게 올라갔다. 대부업 채무 보유자의 2분기 채무 불이행 비율은 39.2%로 치솟았다. 3개월 이상 연체에 대해 채무를 조정해주는 새출발기금 신청자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채무조정 신청도 급증했다. 개인회생 신청자도 지난해보다 40% 가량 늘었다.

정태호 의원은 이처럼 소상공인들이 힘겨운 상황에 놓였다며 “이분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 있다. 정부가 돈 빌려줄테니까 장사 잘해봐라”라며 정책자금 대출 중심의 정부 대책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채무탕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함께 “지역신보에 출연금을 확대해줄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지역신보재단에서 채무조정 또는 채무상환과 관련된 지원을 해주는데, 지역신보가 거의 30~35% 가까운 보증을 해주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지역신보에 들어가는 금융권의 출연금은 10% 밖에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새출발기금의 경우 “대부업쪽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해당이 안 된다”며 새출발기금과 대부업체간의 약정을 통해 대부업 부채 역시 새출발기금의 조정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에 대해 “큰틀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걱정하시는 마음에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잘 살펴야 한다는 문제인식을 저희도 같이 한다”면서도, “지역신보 재단에 관한 출연은 지금도 하고 있고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출연은 또 금융기관에서, 금융회사에서 출연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금융권하고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또 “채무재조정 프로그램, 또는 부실채권 매입과 관련한 대부업과의 협업 문제는 대부업체들이 이 부분에 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경우도 많다. 이 부분의 가능성에 관해서는 저희들도 금융권에 같이 대화를 하도록 전해보겠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