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을 제출하면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의 관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국회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답변자료에 따르면, 메타는 “당사의 데이터센터들은 모두 국외에 소재하고 있고, 한국 이용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용 데이터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협조 차원에서 재난관리계획을 제출하지만, 당사의 데이터센터들은 모두 국외에 소재하고 있으므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의 관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판교 화재 이후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이 개정돼,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자는 올해부터 매년 9월 말까지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을 수립해 과기정통부에 제출할 의무가 신설됐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대해 “메타는 주요 방송통신사업자로서 방송통신발전법 제36조 제2항에 따라 재난관리계획을 수립해 과기정통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데이터센터의 소재지와 상관없이 국내 이용자 수 및 트래픽 양 비중으로 주요 방송통신사업자를 선정한다”며 “과기정통부는 메타에 대해 재난관리의 이행 여부를 지도·점검할 수 있으며, 점검결과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을 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필모 의원은 구글과 메타가 다른 회사들과 달리 영문으로 재난관리계획을 만들어 제출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메타는 영어 계획서를 원본으로 제출하면서, 한국어 번역문을 참고용 자료로 첨부했다. 아마존과 넥플릭스가 한국어로 계획서를 작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과기정통부는 구글이 제출한 재난관리계획을 부실하게 작성한 것으로 보고 시정 명령을 내렸다. 시정명령에서 “통신재난관리계획은 한글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으로 한글본 제출 필요”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필모 의원은 “지난해 판교 화재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발생한 재난은 신속히 복구하기 위해 재난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정부에 제출하도록 법률이 개정됐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구글과 메타 등 다국적기업은 한국 법률을 준수하며 사업을 해야 한다”며 “과기정통부는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법적 권한을 이용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