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통보없이 부가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는 카드 약관이 불공정하다는 정부의 판단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용카드사, 리스·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약관 1376개를 심사해 이 중 57개 조항이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판단하고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8일 밝혔다. 

불공정 약관은 총 9개 유형이며,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부가서비스를 중단·제한·변경하는 조항이 23개로 가장 많았다. 대표적으로, A카드는 인천공항 발레파킹, 김포공항 발레파킹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안내장을 통해 “사전 고지 없이 중단 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 사업자가 자의적으로 주된 서비스를 중단·제한·변경하는 조항(10개), 계약해지 사유를 추상적·포괄적으로 정한 조항(6개), 개별통지 수단이 부적절하거나 개별통지를 생략한 조항(5개)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공정위는 앱 내 사용내역 조회나 이체 등에 따른 수수료부과 사실 등 주요사항을 모바일 앱의 앱푸쉬를 통해 안내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광고메세지 차단을 위해 앱푸쉬 기능을 활성화하지 않도록 설정하는 경우가 있어 요금부과 여부 등에 대한 안내 수단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외에도 유효기간이 도래한 선불카드의 교체와 잔액환불에 관한 사항을 안내할 휴대폰 번호가 없는 경우 개별통지 절차를 생략하는 약관, 최고절차 없이 즉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는 조항 등을 시정요청했다 .

이에 대해서는 “고객이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면 만기 전이라도 대출 원리금을 모두 변제해야 하므로, 압류명령, 강제집행 개시 등 극히 예외적인 사유를 제외하고는 사전 통지를 통해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금융당국이 사업자들에게 문제된 약관의 시정조치를 취한 후 개정 시까지 통상 3개월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