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3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린 KARF 정상화와 정부의 알코올 폐해 정책수립 촉구를 위한 공공운수노동자 투쟁 결의대회.<사진=뉴시스>

국내 유일 알코올중독 치료 공익병원인 카프(KARF) 병원이 성공회대에 인수됨으로써 회생의 길을 찾았다. 세금과 사회공헌을 ‘맞바꾸기로’ 한 주류업계는 책임논쟁에서 한 발 비켜서게 됐다. 

지난해 10월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국세청 앞에서 카프병원 정상화 와 알코올 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보건복지부는 13일 “성공회대학교가 사단법인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The Korean Alcoholic Research Foundation, 카프재단) 사업 중 알코올중독자 치료·재활사업을, 주류산업협회는 운영·지원·기획·연구·예방사업을 승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류협회는 카프병원 운영에 손을 떼는 조건으로 성공회대학교에 병원과 알코올중독자 재활 관련 건물, 1년 운영기금 50억원을 넘겨주기로 했다. 단, 주류협회가 지난 3년간 내지 않은 운영기금 170억원은 없던 것으로 처리됐다.

한편 폐원하면서 남은 직원 55명 전원은 성공회대학교와 주류협회가 각각 41명(치료·재활), 14명(운영 지원·기획 연구·예방)씩 고용을 승계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카프재단은 올해 1분기 중에 해산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카프 병원의 시작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주류에 대한 건강증진기금을 부과하려 하자 주류협회가 이를 내지 않는 조건으로 2000년 알코올중독 전문 공익병원을 발족한 것이다. 당시 주류협회는 정부에 연간 50억원의 운영비를 약속했다.

카프병원은 비영리 전문기관으로 치료비가 싸고 치료효과가 높아 평판이 좋았다. 그러나 주류협회는 2011년 1월 돌연 출연금을 끊었다. 적자가 발생하니 치료 사업을 중단하고 예방 사업에 주력하라고 요구했지만 재단이 듣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결국 카프병원은 운영비 지원이 끊기며 지난해 6월 문을 닫았다.

이번에 성공회대 인수로 카프병원 폐원 위기는 넘겼고, 주류협회는 출연하기로 한 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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