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가 가격 협상에 나선 가운데 각 업계간 온도차가 커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자재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이날 오후 4시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성신양회와 가격협상에 나선다. 이 모임은 레미콘업계와 가격협상도 다음주 중으로 마무리 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계는 레미콘업계와 합의한 1t당 4000원 인상안을 건설업계가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최종 수요처인 건설업계는 수용하기 힘들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레미콘업계도 시멘트값 인상분을 포함해 ㎥당 6400원(9.6%)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시멘트값 인상을 철회하고 나머지 인상분에 대해 협상하자는 입장이다.
골재값, 인건비, 운송비 등 인상분(7.4%)은 필요성이 있지만 시멘트값(2.2%)은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값이 하락한 만큼 인상 요인이 없다는 것이 요지다. 시멘트업계가 최근 경영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과 시멘트값 인상시 이에 파생되는 자재들에 대한 인상 사유가 발생한다는 점도 불가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지난 2012년 정부 중재로 3자 협의체를 만들어 가격 인상에 합의했던 2012년보다 유연탄 가격(1t당 96달러)은 15~20%(85~96달러) 정도 하락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시멘트값이 인상되면 건축비용과 분양원가가 올라가 침체된 건설경기가 더 가라앉을 수 있다. 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멘트값을 올려달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멘트업계는 설비 가동률 저하로 인한 고정비 상승, 전기요금·물류비·주요 원부자재가 상승 등 인상 요인이 유연탄 가격 하락분을 초과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2012~2013년 전기요금은 총 17.7% 올랐다. 운송비는 철도 8%, 해상 9%, 하역 6%가 인상됐다. 석고와 내화연와, 슬래그, 재생유 등도 최고 30% 올랐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자산매각, 인원감축, 임금동결 등 자구노력에도 원가상승 요인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누적적자가 1조원이 넘는다. 시멘트산업 전체가 고사위기인데다, 평당 표준건축비에서 차지하는 시멘트 원가 비중은 0.9% 수준으로 분양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원재료 공급처와 수요처간 갈등에 끼인 신세가 된 레미콘업계는 원만한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업계는 시멘트와 건설업계 양측 모두에게 약자입장이다. 정부가 나서 중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등 주관 정부부처는 이들 업계가 시장원리에 맞춰 상황을 풀어가야 한다며 중재 가능성에 선을 그은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2년전 업계가 자율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시장원리에 따라 해결하는 것이 맞다. 업계가 서로 입장만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설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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