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미혼인구가 20년 만에 크게 증가한 가운데, 나 혼자 사는 ‘나혼산’ 가구 청년의 숫자가 부부가구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를 발표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놓고 청년세대(만19~34세)를 대상으로 교육, 혼인, 경제활동, 사회활동, 생활비 원천 등 청년세대의 현황과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2020년 기준 청년세대 인구는 1021.3만명으로 총인구(5013.3만명)의 20.4%를 차지했다. 청년의 비중은 2000년에는 28.0% 규모였으나 2005년 25.7%로 줄어들었고, 2010년(22.9%)과 2015년(21.5%)에 이어 2020년까지 계속해서 감소했다. 

통계청은 2025년에 청년인구의 비중이 19.6%로 20%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감소해, 2050년에는 전체인구 중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11.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청년인구 감소는 미혼 청년의 증가로 인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020년 혼인상태가 미혼인 청년세대는 783.7만명으로 전체의 81.5%를 차지했다. 2000년 당시의 조사에서는 미혼 비중이 54.5%에 불과했는데, 20년만에 27%p가 증가했다. 청년 미혼 비중은 2005년 63.2%로 뛰어오른 뒤 2010년(68.9%)과 2015년(75.0%) 연거푸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연령대별로 보면, 30~34세의 미혼 비중이 2000년 18.7%에서 2020년 56.3%로 크게 증가했다. 24~29세 구간 역시 같은 기간 54.2%에서 87.4%로 늘었다.

미혼 비중이 증가하면서 2020년 청년세대 중 부부가구의 비중은 15.5%로 감소했다. 2000년에는 부부가구의 비중이 37.1%로 부모와 동거하는 비중(46.2%)과의 차이가 근소했으나, 2020년에는 부모와 동거가 55.3%로 늘어나면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반대로 혼자 사는 청년세대의 비중은 20.1%로 부부가구를 추월했다. 혼자 사는 청년의 비중은 2000년 당시만 해도 6.6%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12.6%로 뛰어올랐고 2020년에는 청년 5명 중 1명이 ‘나혼산’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청년인구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수도권으로의 쏠림 현상은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인구감소가 수도권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020년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인구는 549.1만명으로, 전체 청년의 절반이 넘는 53.8%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었다.

2000년 당시 수도권 거주 청년의 비중은 49.1%로 절반을 근소하게 밑돌았으나, 2005년 51.7%로 절반을 넘어섰고 이후 2010년(52.7%)까지 늘었다가 2015년 한차례 감소(52.1%)한 뒤, 2020년에 다시 비중이 증가했다. 

2000년에 비해 청년세대의 비중이 증가한 권역은 수도권 이외에 중부권(12.6%→13.5%)이 있었다. 반면 호남권(11.5%→9.9%)과 영남권(26.9%→22.8%)은 청년세대의 거주 비중이 줄어들었다. 

청년세대의 수도권 쏠림은 청년세대의 거주지 이동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태어난 청년의 10.3%는 다른 권역으로 거주지를 이동했다. 반면 중부권(34.3%), 호남권(35.5%), 영남권(25.6%)은 수도권보다 이동한 비중이 크게 높았다. 

특히, 2020년 기준으로 출생지 권역을 떠나 거주지를 이동한 인구 중 중부권의 83.1%, 호남권의 74.5%, 영남권의 75.9%가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청년들이 교육과 일자리 등의 이유로 수도권에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청년 미혼 인구의 증가에 수도권 쏠림 현상까지 심해지면서, 비수도권의 인구감소와 인프라 붕괴 등 ‘지방소멸’ 현상은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