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내 소음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했다 하더라도 작업자가 장기간 이에 노출돼 소음성 난청을 얻었다면 산재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행정부(재판장 김경대)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산업재해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1999년 9월부터 14년여간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금형가공 사업장에서 일 해왔다. 소음이 심한 직장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그에게는 서서히 난청 증세와 이명증세가 나타났고 2011년 10월 갑자기 양쪽 귀가 들리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병원 진찰 결과 ‘양측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됐다. 이에 A씨는 “기계 소음이 매우 심한 금형가공 업무에 장기간 종사하다 결국 난청을 얻게 됐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은 “사업장의 소음이 관련 법률에서 정한 기준보다 미달돼 난청과 원고의 업무 간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고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산재법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은 근로자가 연속음으로 85데시벨(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돼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일 경우에 산재로 인정된다. 

 

A씨가 일한 작업장 3곳은 소음측정 결과 80.1~80.5dB, 77.2~83.6dB, 81.7dB로 각각 조사돼 산재법에서 정한 소음청 난청 판정 기준에 다소 미달됐다. 

 

재판부는 “원고가 근무한 사업장의 소음측정 결과가 산재법에서 정한 소음성 난청 인정 기준에 다소 미달되기는 하나 이는 업무상 재해의 인정에 관한 일반기준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가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소음이 매우 심한 작업대에서 작업해 온 점, 원고에게 작업장에서의 소음 외에 난청의 증상을 일으킬 만한 다른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춰보면 작업수행과 난청과의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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