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단시간 근로자나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에게는 그래서 더 엄격한 법적 규제가 가해진다. 이 형태의 근로자들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단시간 근로자에게는 법내연장근로에 대해서도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부당한 쪼개기 계약을 하는 경우 갱신기대권 인정이라는 법의 철퇴가 가해진다.

근로계약이 단절되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첫째 근로자가 ‘헤어질 결심’을 통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사직이 있다. 둘째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해고다. 마지막으로 근로관계의 자동종료 사유들이 있는데, 예컨대 근로자가 사망했거나, 정년에 도달했거나, 사용자가 파산하거나 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 미리 정해놓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도 포함된다.

그런데 만약 근로계약 종료시점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출근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사용자가 묵시적으로 기간제 계약을 갱신한다는 의사였을 수도 있고, 그냥 계약기간 만료시점을 망각한 경우일수도 있다.

우리 민법 제662조 제1항은 위 같은 경우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규정한다.

따라서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근로자가 계속해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 사용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전 고용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고용한 것으로 본다. 여기서 ‘상당한 기간’이라는 요건이 문제되는데, 일률적인 기준은 없다. 다만 판례나 재결례의 동향을 살펴볼 때, 보통 1개월 정도를 통상적인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1998.11.27. 선고 97누14132) 판결에서는, 근로자가 계속해서 노무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약 2개월 정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경우, 고용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됐다고 보았다. 반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011부해275)에서는 계약기간 만료 후 계속 근무일수가 2주 정도인 경우, 상당한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보아 묵시의 갱신을 부정하기도 했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계속근로기간이 1년이 넘는 근로자에게는 퇴직금이나 연차유급휴가 등의 혜택을 제공하므로, 묵시의 갱신으로 인해 근로계약 기간이 1년이 넘어가는 경우 예상치못한 문제에 부딪힐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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