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023년 하반기 기획부동산 투기 의심거래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법행위 273건을 포착하고 편법증여 의심사례 116건을 관할 세무서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에서 자체 개발한 ‘기획부동산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해 8월부터 12월까지 도내 15개 시군 기획부동산 투기 의심거래 1014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 이 같은 내용을 적발했다. ‘기획부동산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은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받은 실시간 거래자료를 바탕으로 지분거래 여부, 용도지역, 기간 대비 거래빈도 등 경기도의 기획부동산 거래패턴(알고리즘)에 일치할 경우 즉시 추적에 나서는 방식이다.

조사 결과, 부동산 실거래 거짓·지연 신고 등 불법 행위자 273명을 적발해 과태료 약 2억원을 부과했다. 또한, 편법증여 의심사례 등 116건을 관할 세무서에 통보하고, 토지거래허가 회피 행위 42건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주요 적발 사례를 살펴보면, 기획부동산 혐의 법인 주식회사 A는 2023년 9월 매수자 B씨 사이에 체결된 안산시 단원구 소재 임야 매매계약을 30일 이내에 신고했어야 했지만, 이를 위반하고 계약일을 2023년 11월로 거짓 신고했다. 이는 지연 신고 과태료를 면하기 위한 행위였던 것으로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 안산시는 매도자와 매수자에게 각각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했다.

C씨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화성시 임야를 기획부동산 혐의 법인 주식회사 D와 실제 소유권 이전을 위한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허가구역 내 토지는 매매 전에 거래 당사자가 관할 신고 관청에 허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근저당 등을 설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소유권을 이전한 사실이 적발돼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됐다.

기획부동산의 대표적인 사례는 개발이 어려운 개발제한구역 내 임야 등의 토지를 다수에게 공시지가의 몇 배 이상 가격으로 부풀려 단기간에 지분 매도하는 행위다. 

경기도는 기획부동산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기획부동산 불법행위(피해)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획부동산 사기 피해를 받았다고 의심될 경우 신고를 접수하면, 도에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 

고중국 경기도 토지정보과장은 “불법 사항은 행정처분 및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해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획부동산 편법 투기거래를 지속적으로 추적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