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도치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과 ‘50억 클럽 특검’ 법안, 이른바 ‘쌍특검법’은 이달 4일 정부로 이송됐으나 5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명분이 부족한 거부권 행사이며, 특히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을 그 가족인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막았다는 윤리적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 취임 전부터 각종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건희 여사는 취임 후에도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김 여사 뿐만 아니라 ‘남에게 십원 한장 피해 준적 없다’고 대통령이 장담했던 김 여사의 모친은 수백억 원의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법정 구속됐으며, 김 여사의 오빠 또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무역적자와 경기침체, 망가진 민생에 지친 국민들에게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피로와 불신을 더했지만, 대통령은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쌍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한 5일 야4당은 국회에서 대통령 특검거부 규탄대회를 열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실>

거부권 행사가 부적절하다는 것은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이달 1일 발표한 중앙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65%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은 25%였다. 경향신문· 엠브레인퍼블릭 설문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 거부권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62%, ‘적절하다’는 응답은 23%였다. 지난해 12월11일 발표된 국민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70%를 차지했다. 반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국민의 지지를 얻어 당선된 대통령이 가장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은 국민의 목소리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 진상을 밝히고 조사를 하면 감옥에 가기 때문에 못하는 겁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이 그 대상이 누구라 하더라도 바르게 설 때 국민은 대통령을 믿고 함께 갈 수 있다. 국민의 60% 이상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혐의를 명명백백 밝히기를 원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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