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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2%p만 올라가도 조선, 자동차, 가전 위험 “위험기업 비중 높아질 가능성…위험·주의 산업군에 지원 집중을”

기사입력2024-03-13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빠른 시일 내 고금리가 해소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제조기업의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장기적인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군별 모니터링과 금리 변화에 취약한 산업군에 대한 선별적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고금리가 제조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기업들이 부담할 부정적 영향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신속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높은 금리는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투자활동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 내 한계기업을 증가시켜 제조업 전반의 활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대출 만기도래액 204조원 중 약 40%인 82조원의 상환시기가 총선 직후인 4월~7월 사이에 집중돼,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과 대출 회수에 따른 줄도산 등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업대출금리(잔액기준) 수준은 연평균 4.2%에서 2023년 11월 기준 5.3%로 상승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금리가 2.00%p만 올라가도=산업연구원은 제조업 내 외감기업 총 1만2057개사의 2022년 재무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제조기업을 16대 업종으로 구분하고, 금리 2.00%p 인상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를 위험기업 비중에 따라 세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분석결과, 위험기업 비중이 25% 이상인 위험산업군은 자동차부품, 조선,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 등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은 위험기업 비중이 2022년 22.9%에서 금리 인상 시나리오 적용시 32.6%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조선은 36.2%에서 41.8%로 증가했다.

위험기업 비중이 15% 이상 25% 미만인 주의산업군은 석유화학, 기계, 철강, 섬유 , 전지 업종으로 나타났다. 주의산업군 업종 중 철강은 2022년 9.7%에서 시나리오 적용시 16.0%로 크게 늘었다.

위험기업 비중이 15% 미만인 양호산업군은 반도체, 통신방송장비, 의약, 컴퓨터, 석유제품 등이었다. 양호산 업군 업종 중 석유제품은 2022년 6.5%에서 시나리오 적용시 10.9%로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위험기업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전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위험기업 비중은 2022년 17.7%에서 2023년 22.5%로 증가했다.

◇위험·주의 산업군에 집중을=보고서는 최근 제조기업의 경영실적이 전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위험기업 비중은 향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위험기업 비중이 업종별로 편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위험·주의 산업군에 대한 모니터링과 정책적 지원 집중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특히 위험기업 비중이 높은 업종과 채무불이행 시 파급효과가 큰 기업에 대해 선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며, 열악한 차입 여건 개선을 위한 금융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함께 고금리는 자원의 재분배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사업전환을 촉진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예를들어 기업들이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이나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을 적극 활용해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 기업과 국가의 부담을 경감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와더불어 근로자를 보호하고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구조조정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한 친환경, 디지털 전환 등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기술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수행할 경우에는 저금리 지원을 확대해야 하며, 기후변화 규제 대응에 대비할 수 있도록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관련 시설투자와 핵심부품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하면 정책자금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