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틱톡샵으로 대표되는 차이나 커머스의 약진이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국내 제조업 및 플랫폼 산업을 위협하고 있으며,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중국 직구 플랫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는 28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개최한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에 따른 유통·제조업의 위기’ 토론회에서 ‘중국 직구 급성장의 영향과 대응’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지적했다. 중국의 내수시장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중국 직구 플랫폼들은 해외시장을 재고 방출 출루로 삼고 첨단기술 역량과 막강한 자본, 원가절감을 통한 초저가 실현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직구 플랫폼 피해 발생=코로나19 이후 역직구 시장은 줄어들고 직구 시장이 대폭 증가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대비 26.9% 증가했다. 이중 중국이 3조2873억원으로 전체 48.7%를 차지하며, 미국(27.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 5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합산 이용자는 약 1683만명으로 쿠팡 이용자 3090만8000명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또, 틱톡샵과 쉬인 등이 국내에 본격 상륙하면 중국 4대 온라인 쇼핑업체인 ‘알테쉬톡’ 사용자수가 4000만명 수준이 되면서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의 지각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특히 제품 환불 문제와 가품, 위해상품, 과장광고,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수 잇는 제도적 장치는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 건수는 456건으로 전년대비 5배 늘었다. 중국 직구 플랫폼 본사가 중국에 있고 한국 내 소비자 민원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가 마련돼 있지 않으며, 반품 등의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또 해외직구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해외직구 피해 유형으로 중소기업의 53.1%가 ‘과도한 면세 혜택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직구 제품의 재판매 피해(40%), 지식재산권 피해(34.1%), 국내 인증 준수 기업 역차별 피해(29.1%), 매출감소(15%)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제우편으로 들어오는 150달러 미만 해외직구 제품은 관세·부가세가 없는 반면, 국내 판매자가 해외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들여올 때는 관세·부가세 및 KC인증 비용을 내야 한다. 결국 최종 판매가격 차이가 발생해 국내 판매자의 입지가 점차 감소할 수 있다.

해외직구 플랫폼의 부작용이 속출하자 정부는 이달 16일 KC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어린이 제품과 생활용품 등 80종에 대해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내용의 ‘해외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지만, 소비자 권익이 과다하게 침해된다는 여론 등이 높아지자 20일 이 정책을 철회하고 사과하는 등 오락가락 정책으로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소비자 보호…제도 개선 필요=정 교수는 소비자 보호와 국내기업 역차별 해소를 위해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해외 플랫폼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경우, 소비자 피해 예방이나 피해 처리를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소비자 보호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향후 관세·부가세 기준을 인하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행 관세법에 따르면, 1인당 해외직구 면세 한도는 구매 1회당 150달러로 정해져 있지만, 결제 한도가 없어 무차별적인 직구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해외직구 면세 한도를 연간 기준 누적금액 등으로 해 세금으로 인한 역차별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혹은 해외직구에 현행 관세제도를 유지하되 부가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도 제안했다.

국내 소상공인과 유통산업을 보호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대응도 필요하다. 정 교수는 국내 중소제조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중소제조사 및 소상공인 제품의 해외 판매를 지원할 수 있는 대행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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