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들어 은행권 부실채권의 비율과 규모가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5%로 지난해 12월말(0.47%)에 비해 한분기만에 0.03%p 상승했다. 1년전 같은 기간(0.41%)보다는 0.09%p가 늘었다. 

부실채권 비율이 0.5%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12월말(0.5%) 이후 처음이다. 부실채권 비율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초저금리와 대출 상환유예 등이 시행된 기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9월말에는 0.38%까지 하락했다. 이후 같은해 12월말 0.4%로 반등한 뒤, 2023년에는 3월말 0.41%에서 12월말 0.47%까지 늘어났고, 올해 1분기에 다시 0.5%대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부실채권비율은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2022년 9월 최저점(0.38%)을 기록한 이후 상승하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2019년말 0.77%) 대비로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부실채권의 전체 규모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13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3월말 기준 부실채권은 13.4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말(12.5조원)보다는 0.9조원이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기간 지속해서 감소한 부실채권은 2022년 3분기말 9.7조원으로 저점을 기록한뒤 4분기말에 10.1조원으로 상승반전했다. 2023년에는 부실채권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2분기말(10.5조원)에서 3분기말(11.5조원) 사이 1조원이 늘더니, 4분기(12.5조원)에도 1조원이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0.9조원이나 증가했다. 최근 3분기 연속으로 1조원 가까이 부실채권이 뛰어오른 것이다. 

부실채권이 급증하면서, 부실채권과 대손충당금 잔액의 비율인 대손충당급 적립률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3월말 대손충당금 잔액은 27.2조원으로 지난해 4분기말(26.7조원)보다 0.5조원 증가했다. 하지만 부실채권 증가로 3월말 대손충당금적립률(203.1%)은 1분기전(214.0%)보다 10.9%p 하락했다. 1년전 같은 기간(229.9%)보다는 26.8%p가 떨어졌다. 

금감원은 “전분기말 대비 대손충당금 증가에도 부실채권 잔액 증가로 인해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하락했으나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중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4.5조원으로 1분기전(5.7조원)보다 1.2조원 감소했다. 하지만 1년전 같은 기간(3.0조원)보다는 1.5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2021년 1분기 2.5조원에서 2022년 1분기 1.8조원으로 줄어들었으나, 2023년 1분기 3조원으로 치솟은 뒤 올해 1분기에 4조원을 넘어섰다. 2022년과 2023년 대부분의 분기에서 부실채권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나 올해 1분기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기업여신에서 신규로 발생한 부실은 3.1조원에 달했다. 1분기전(4.4조원)보다는 1.3조원 감소했다. 대기업의 신규부실은 0.3조원인 반면, 중소기업은 2.8조원으로 규모가 상당폭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1분기전보다는 신규부실 규모가 줄었다. 

그러나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1.2조원으로 1분기전(1.1조원)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3.5조원으로 1분기전(4.7조원)보다 1.2조원 감소했다. 하지만 1년전 같은 기간(2.7조원)보다는 0.8조원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상·매각(대손상각 0.9조원, 매각 1.4조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0.8조원), 여신 정상화(0.4조원) 등 순이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부실채권 비율이 낮고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고금리, 고물가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취약차주 등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권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잠재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