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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서 경제까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 내년 본격 시행, 한국거래소 10월 중 모의거래 시행 예정

기사입력2014-07-21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거래소와 한국환경공단 등은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교육’을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내년 본격 시행이 예정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출권거래제란 할당대상업체별로 배출권을 할당하고 그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도록 하되, 여분이나 부족분에 대해 타 업체와의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1월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5월에는 배출권거래제 적용대상을 5개 부문 23개 업종으로 확정했다. 발전, 음식료품, 섬유, 목재, 제지, 정유, 석유화학, 철강, 기계, 전기전자 등의 업종이 적용대상이다. 이외에 대형건물들도 배출권거래제의 적용대상으로 확정됐다.

구체적인 업체별 배출권 할당은 10월 중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작업반과 할당결정심의 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의무할당업체는 최근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평균 12만5000CO₂톤 이상인 업체 또는 2만5000CO₂톤 이상인 사업장이다. 이외에 자발적으로 배출권 거래에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에게도 할당량이 주어진다. 의무할당업체는 주로 대기업이지만, 중소기업의 참여기회 역시 열려있다는 의미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활용여부에 따라 기업경영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감축과 거래를 통해 경영에 이익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거래제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환경공단 등은 이런 기업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교육’을 지역별로 시작했다.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거래교육에서는 거래지침 안내와 거래방법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배출권거래제가 운영될 수 있는 이유는, 업종과 기업별로 온실가스 감축비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배출권거래를 통한 감축비용 절감 예시

<자료=한국환경공단>

예를 들어 A사업장은 온실가스 톤당 감축단가가 3만원이고 B사업장은 톤당 1만원일 때, 두 사업장의 의무감축량이 5만톤으로 동일하다면 A사업장은 감축비용으로 15억원을 들이게 된다. B사업장은 감축비용이 5억원으로 A사업장에 비해 감축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동일한 감축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두 사업장의 총 감축비용은 20억원이다.

이때 시장의 배출권 가격이 톤당 2만원이라면 A사업장은 배출권을 구입하는 것이 이익이며, B사업장은 의무감축량보다 더 많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배출권을 판매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

B사업장이 의무감축량보다 5만톤 많은 10만톤을 감축할 경우, 감축비용은 10억원이 들어가지만 이 중 절반인 5만톤을 외부에 판매하면 10억원의 수익을 얻게 돼 실제 감축비용은 전혀 들지 않은 셈이 된다. 추가감축을 통해 판매수익을 올리는 것 역시 가능하다.

반면 A사업장은 직접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면 15억원이 들지만, B사업장으로부터 5만톤의 배출권을 사들이는데는 10억원 밖에 들지 않아 5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전체 감축비용 역시 배출권 거래상황에서는 10억원으로, 두 사업장이 각각 10만톤의 배출량을 줄일 때의 20억원에 비해 10억원이 줄어든다.

배출권 거래는 한국거래소에서 이뤄진다. 한국거래소는 배출권시장을 모든 할당대상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회원제도로 운영할 예정이다. 금융투자기관의 중개없이 할당업체가 직접 거래소 회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일반 금융시장과 다른 점이다. 당초에는 일반인도 거래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제도가 설계됐으나, 산업계의 요구에 의해 2020년까지는 할당대상업체들만이 배출권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배출권 거래단위는 이산화탄소 1톤에 상당하는 1배출권이며, 거래편의를 위해 가격단위는 증권시장과 유사하게 설정됐다. 예를 들어 1000원 미만이면 가격단위가 1원이고, 1만원 이상 5만원 미만인 경우는 50원이다.

거래시간은 주식시장과 달리 오전 10시30분에서 12시 사이로 결정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초기 주문집중을 통한 합리적 가격형성 도모”와 “할당대상업체의 시장 모니티렁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거래시간을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가격제한폭은 당일 기준가격(전일 종가) 대비 10%로 정해졌다. 상한과 하한폭을 정한 이유는 “주문실수 방지 및 공정한 가격 형성을 도모”하고, “급격한 시세변동에 따른 선의의 투자자 피해방지”를 위해서다. 이밖에 시장운영방식은 주식시장과 유사한 면이 많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0월부터 정규시장과 동일한 환경하에서 종합연계 모의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배출권 현물시장의 개설은 배출권거래제가 실시되는 내년 1월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