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일 이달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3개월 연속 연 2.5%를 유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과 오준범 연구원은 20일 경제주평을 통해 “내수활성화의 방식과 시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맞서고 있어, 현재 경기판단을 기초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미시정책에 대한 방향을 제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규정했다. ▲전기 대비 광공업생산 증가율이 1분기 0.3%에서 4~5월 -1.4%로 떨어지고 ▲서비스업생산 역시 0.5%에서 -0.7%로 급락했으며 ▲소매판매는 0.3%에서 -0.9%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설비투자 증가율은 -5.2%에서 2.3%로 상승하였으나 이는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규취업자수는 1~4월 평균 69.3만명에서 5~6월 40.6만명으로 감소했고 ▲영세자영업자(1인 자영업자)가 5~6월 평균 4.4만명이나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민간소비에 한해 3개월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생산과 투자 등 내수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이 영향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을 우려했다.

한편 이들은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순수출이 증가해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지표상 GDP증가율은 순수출 증가로 2분기에 0.7%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지만, 가계가 피부로 느끼는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세월호 충격으로 5월에 15p나 급락한데 이어 6월에도 79로 거의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4~6월 기업의 ‘업황 체감지수’도 제조업은 5p(82→79→77), 비제조업도 5p(71→69→66) 떨어졌다고 적고 있다.

특히 이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0개월 내리 1%대에 머물렀으며, 하반기에도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 하한선(2.5%)을 밑돌 전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물가갭이 하반기에도 기준치인 1을 하회(실물경제활동에 비해 통화유동성이 낮은 수준)함에 따라 통화확대정책을 펼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인하 등 재정-통화의 확장적 정책조합이 시급하다고 이들은 제언했다. 과거 경제위기 때마다 추경 확대는 국내 경기 반등을 이끌었고, 기준금리 인하 또한 시차를 두고 경기활성화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확장적 정책조합이 내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 당장’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재정 확대는 국회 의결 없이 당장 집행 가능한 기금 운용 확대, 재정 조기집행, 예산집행률 제고를 통한 예산불용액 축소, 정책금융 운용 확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세입추경이 불가피할 경우, 세출 확대를 위한 추경 편성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은 금리인하 효과가 6개월 내외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기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부동산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동의도 잊지 않았다. 채무상환능력이 있는 사람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조정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은행의 충당금 비율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부동산심리 개선을 위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도 병행돼야 한다며 논의의 판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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