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침체…지역화폐 역할 확대해 극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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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침체…지역화폐 역할 확대해 극복을 “코로나 기간 지역화폐로 형성된 지역순환경제 되살릴 필요 있어”

기사입력2024-06-27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박정현·신정훈 의원 등 11명의 국회의원은 26일 ‘지역사랑상품권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22대 국회의 역할’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박정현 의원실>

지역화폐가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지역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기제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박정현·신정훈 의원 등 11명의 국회의원이 26일 개최한 ‘지역사랑상품권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22대 국회의 역할’ 토론회에서, 코로나 위기 때보다는 낮은 수준으로라도 할인혜택을 주면서 지역사랑상품권 제도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자생력있는 지역경제 유지,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지역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기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위기가 종식된 이후에도 자영업의 위기는 지속되고 심화되고 있다. 지역인구는 축소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지역의 대형마트에서 소비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소비를 하는 경우 그 본사가 위치한 수도권으로 소득 역외유출이 발생하게 돼 지역 자영업이 위축되는 악순환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84%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은 특정지역 내에서만 사용되는 상품권이기 때문에 지역 내 소비활성화·상권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으로 지역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또, 지역 내 소비촉진,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함으로써 소상공인 매출이 증가하게 되면 그 부문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그 일자리를 갖게 된 거주민의 소득증가로 이어지는 등 선순환경제가 만들어진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지역사랑상품권 정책의 효과분석 및 발전방안 연구’에 따르면, 기초지자체에서 발행한 지역사랑상품권 공급액 비율이 1%p 증가할 때, 적용대상으로 분류한 24개 업종의 평균 매출액이 8.3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사랑상품권을 도입한 기초지자체의 경우 미도입 지자체에 비해 평균 매출액이 12.28% 증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경기도 지역화폐와 부산 지역화폐, 청주사랑상품권 등을 대상으로 한 효과 분석연구에서도 지역화폐의 지역 내 사용이 추가 매출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대부분의 업종에서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 유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2022년 10월 기준으로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지자체는 204곳으로 약 84%에 해당한다.

정 교수는 지역화폐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 연구도 존재하지만, 이는 지역화폐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기 보다 지역화폐가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성공을 위한 지역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역 소비활성화와 공동체 의식 강화=정 교수는 지역화폐가 할인을 통한 지역 소비활성화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의식 강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지역화폐의 정책적 효과가 단순히 소상공인 매출 증대라면 이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발행하고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통해서도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화폐 도입과 관련해 이뤄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소통과 참여는 지역화폐를 단순히 경제적 효과만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역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기제로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동기가 작동해야 지역화폐가 다른 지역의 소비를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 소비를 창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대전광역시 대덕구는 소비침체와 역대 소득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지역사랑상품권인 대덕e로움을 도입했다. 대덕e로움의 발행에는 주민 주도의 발행위원회, 경제살리기네트워크, 유통활성화 운동본부, 홍보단 등이 참여했다.

정 교수가 사용자 설문을 통해 대덕e로움의 발행효과를 분석한 결과, 대덕e로움 사용자의 35%가 대덕에서의 총소비를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를 늘린 사용자 중 5% 이상 증가시킨 비중은 58%였다. 이들은 또한 전체 사용자에 비해 새로운 업소에서의 소비를 더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 설문을 통한 대덕e로움 발행 효과 분석을 한 결과, 대덕e로움이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63.8%로 도움이 안된다는 응답 36.2%보다 27.6%p 많았다.

정 교수는 대덕e로움의 대덕구 소비진작 효과를 분석한 결과, 예산의 2배 정도의 지출증가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선행연구들과 달리 기존 결제수단의 구축효과까지 고려한 엄격한 설문조사였음에도 순효과는 양(+)인 것으로 나와, 대덕e로움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지역 곳곳이 인구감소로 지역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자영업자의 상황이 심각하다. 자영업 폐업, 축소 등은 지역의 매력을 줄여 사람들이 더욱 지역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될 수있고, 그로인한 악순환이 이어진다. 따라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의 역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코로나 기간 중에 지역사랑상품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지역순환경제 등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