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한 때 가계부채가 감소세를 보였지만, 최근 증가세로 다시 바뀌었고 증가폭마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부채증가 가구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23년 부채가 증가한 가구는 소득이 전년대비 감소했는데, 금융부채 규모와 이자비용은 증가했다. 2023년 부채증가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전년대비 1.9% 감소했으나, 금융부채 규모는 1.2% 증가하고 이자비용 또한 18.4% 증가한 것이다.

특히 부채증가 가구의 대부분은 부채를 이미 보유한 가구가 추가로 차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증가 가구의 비중은 2022년 39.2%, 2023년 36.2%로 30%를 넘었는데, 이들 가구의 약 73%는 부채를 이미 보유한 가구의 추가차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2023년 추가로 차입한 가구의 부채증가 원인을 보면, 부동산 구입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전년대비 1.2%p 감소한 28.7%였는데, 생활비 목적이라 응답한 비중은 27.1%로 전년대비 4.8%p 증가했다.

추가차입 가구는 2023년 가처분소득이 전년대비 1.5% 증가했으나, 이자비용은 20.6% 대폭 늘어나면서 채무 부담이 가중됐다. 

또한 DTA(Debt to Asset Ratio, 부채/자산 비율)는 34.3%, DSR(Debt Service Ratio, 원리금상환액/가처분소득 비중)은 40.8%로 전년대비 각각 3.1%p, 2.5%p 상승했다. 이는 부채 누적에 따른 상환부담 가중과 자산가치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신규차입 가구 비중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26%대를 유지했다. 이는 고금리 여건에도 불구하고 새로 대출을 받는 가구가 일정 규모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신규차입 가구의 2023년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생활비 목적의 차입이 대폭 증가한 가운데 소득과 자산이 크게 감소한 점은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재확대됨에 따라 부채증가 가구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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