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삼표산업이 계열사인 에스피네이처를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2000만원을 부과하고, 지원주체인 삼표산업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과징금은 지원주체인 삼표산업에 67억4700만원, 지원을 받은 에스피네이처에는 48억7300만원이 부과됐다. 

삼표그룹은 건설기초소재 생산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이다. 2024년 기준 자산총액은 5.2조원이며, 33개의 소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삼표산업이 레미콘 제조에 필요한 재료인 분체를 정도원 삼표 회장의 2세인 정대현 부회장의 회사인 에스피네이처로부터 구매하는 과정에서 “합리적 이유없이 장기간 고가에 구입”해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삼표산업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4년간 국내 분체시장 거래물량의 7~11%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물량을 “사실상 에스피네이처로부터만 전량 구입”하면서, 에스피네이처가 비계열사에 판매할 때 보다 “오히려 높은 단가에 분체를 구입”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또 “에스피네이처는 삼표산업과의 위와 같은 부당내부거래를 통해 정상적인 공급단가로 거래하였을 경우에 비해 74억9600만원의 추가 이윤”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에스피네이처는 “국내 분체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등 사업기반을 인위적으로 유지·강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부당지원이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정상가격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경제분석을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민생과 밀접한 건설 원자재 분야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 분체시장에서 장기간에 걸쳐 은밀하게 이루어진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