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and Now’, 1986, 철, d: 33cm(sphere) h: 127cm(column),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Photo by Geoffrey Quelle.

이번 전시는 2013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In Memory's Lair’ 이후 10여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으로, 존 배의 70여년 예술적 여정을 종합적으로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1960년대 초반 구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초기 강철 조각을 비롯해 주요 철사 조각, 드로잉과 회화 등 작가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30여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존 배의 조각은 비어있는 공간 속에서 점과 선으로 시작되며, 음악의 음표처럼 서로 대화하며 아름다운 선율을 완성해 간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점과 선이 품는 움직임의 기류를 감지하고, 서로 간의 관계와 작동원리를 관찰하며 작품을 발전시킨다.

작품은 미리 완성을 상정하지 않고 작업이 이뤄지는 공간 속에서 점과 선과 대화를 이어가며 유기적인 구조로 구축된다. 결과적으로 완성된 작품은 예측을 넘어서는 형태를 띠며, 역설적으로 멈춰 있지만 동시에 다음 단계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듯한 생동감을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존 배의 예술적 여정은 인간의 기억과 잠재의식, 미술은 물론 음악, 과학, 동양 철학 및 문학을 아우르는 학제 간 탐구로 특징지어진다. 특히 음악과 스포츠, 발레, 현대무용에 대한 관심은 공간 속 움직임에 대한 그의 직관과 감각을 깨우는 중요한 영감으로 작용해왔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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