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영환 국회의원은 14일 “경기부진에 대한 금리인하 조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만으로 내수부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은행 국정감사 자리에서, 김영환 의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에게 최근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지난 11일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내린 것을 두고, 이것만으로 내수부진이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짚은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대통령실에서 수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가 됐다는 언급이 나온 바 있다. 심지어 여당 당대표 경선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공약으로 등장하기까지 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논란마저 불거진 가운데, 한은은 계속해서 가계부채 등의 상황을 주시하며 금리인하를 미뤄왔다.
10월에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었던 큰 계기는 미국 연준의 9월 정책금리 인하로 보인다. 내수부진과 민간소비 위축까지 초래한 고금리 상황이었지만, 미국보다는 금리 인상폭이 낮아 한국의 기준금리가 2%p 낮은 금리역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김영환 의원 역시 역대 최대의 금리역전 상황에 대해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자본시장과 금융안정성, 외환시장에 다양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최근 경기부진이 심화되면서 금리인하 조치가 단행됐다며, 이창용 총재에게 내수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창용 총재는 “내수부진은 여러 요인에서 의해서 되고 있다”며 “고금리도 당연히 영향을 미쳤고, 전체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것도 이유”라고 답했다. 또 “당연히 내수도 올려야 한다”면서도, 하루 아침에 조정되기 보다는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질임금 감소, 자영업자 폐업…재정정책 필요”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며, 한국은행에 내수경기·소비를 살리라는 요청은 과다한 주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김영환 의원은 한국은행 데이터 등을 근거로 “수출과 내수간 성장률 격차가 나서 내수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수출 잘된다고 해서 내수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그 연결통로가 끊어졌다”고 했다.
최근 수출 상황이 나아졌음에도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문제는 한은 역시 심각하게 보고 있다. 지난 기준금리 인상 이후 한은 금통위는 “향후 성장경로는 내수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및 IT 수출 흐름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환 의원은 “사실 수출도 2022년 수준을 회복은 안했다. 거의 쫒아는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수로 연결되지 않는 현상, 그리고 내수 자체에 대한민국이 취약한 구조가 이제 드러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여기서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금리인하가 모든걸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재정정책이 함께 병행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내수부진과 연결된 구조적 문제의 예시로 실질임금의 감소와 주거비 관련 물가 문제의 심각성 등을 들었다. 자영업자 폐업자 수의 확대와, 취약·미취약 자영업자간 연체율이 20배 가량 차이나고 있는 문제 등도 심각하다고 했다.
각종 정책금융기관들의 대위 변제 증가 속도가 급증한 점, 노란우산공제 폐업공제금 지급건수가 올해 상반기 들어 코로나 때보다 더 늘어났다는 점도 짚었다.
이에 대해 김영환 의원은 “이것은 기재부, 정책당국이 제일 크게 걱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닌데, “한국은행에 내수경기, 소비 이런걸 살리라고 하는 요청들은 좀 과다한 주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금리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건 사실”이라며, 내수에 대해 금리인하도 일부 역할을 하는 면이 있지만 “지금 말씀하신 여러 구조적 요인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여러 구조적 페이퍼들이 그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의원은 “오죽 했으면 교육 문제까지 걱정하시고, 부동산 문제 걱정하시고, 심지어 농산물 유통구조도 걱정하셨다”면서, 한국은행이 구조적 문제를 직접 논하게 된 배경에는 재정정책과 정부 정책의 공백이 있다고 비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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