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21일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정위가 18일 발표한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사진=천준호 의원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기업체 29곳 중 19곳이 이미 10일 이내 정산주기를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공정위가 제출한 법률개정안대로 하면, 이 19곳도 향후 20일 이내의 정산주기를 맞추게 돼 있어요. 그러면 이게 어떻게 개선입니까, 개악이지, 티메프 사태를 겪었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아무것도 배우는 게 없습니까. 정부가 국민을 대변해야지 강한 기업을 대변해야 되겠습니까. 차라리 개정하지 말고 그냥 두시는게 낫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 등은 21일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정위가 18일 발표한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방안의 문제점을 이처럼 지적했다.

공정위의 개정방안…천 의원 “사실상 쿠팡 봐주기”

공정위는 18일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의 재발을 원천 방지하고, 온라인 중개거래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의 정산주기가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계속됨에 따라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통해 판매대금 정산기한을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 이내, 배송완료일로부터는 27일 이내로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천 의원은 이와관련 “공정위가 이 법안 개정을 위해 실시한 공청회 자료를 보면, 입점업체의 80% 이상은 구매 확정 10일 안에 정산을 받아야 한다라는 의견을 냈지만, 이는 완전히 묵살당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이 공청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는 구매확정일로부터 3일, 네이버는 1일, 그리고 11번가는 2일 등 대부분의 업체는 구매확정일로부터 1~3일 이내에 판매대금을 정산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곳은 쿠팡과 무신사 정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일 정도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어 천 의원은 “쿠팡의 강한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친분이 있다 알려져 있고, 과거 바이든 대통령 방한 시에도 5대 기업 회장이 참석한 자리에 기업 순위 53위에 불과한 강한승 대표가 참석했다”며, “공정위의 이번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쿠팡 뿐인데 쿠팡 봐주기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특히 2020년 공정위의 경제정책국장이 쿠팡 사외이사로 영입되고, 2022년에는 공정위 카르텔 총괄과장이 퇴직 후 4개월 만에 쿠팡 전무로 영입됐으며, 공정위 직원이 쿠팡과 접촉하는 횟수도 2022년 44회로 2위에 오른 뒤 계속 2위, 3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사실상 공정위가 쿠팡의 막강한 영향력을 받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특정기업 봐주기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정산주기 관련해서는 업계의 일반적인 평균을 고려해 정했다”고 답했다.

“대규모유통업법 개정방안, 체계·내용상 문제 많다”

공정위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 추진방침이 체계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대규모유통업법 개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법체계상 맞는지 검토하거나 연구용역을 진행한 적이 있는지 질의했고,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 자체적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대규모유통업법은 오프라인에서 납품업자가 실제로 물건을 납품하고 공급하는 관계를 규정하는 법이라며, 예를들어 대규모유통법의 계약규정을 보면 계약서를 교부하기 전까지는 납품업자에게 상품을 제조하거나 또 설비의 준비를 요구하지 말라는 규정이 있는데, 이는 온라인 플랫폼에 적용이 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어 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법체계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충분한 연구가 있어야 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 대상이 중개거래 수익 100억원 이상 또는 중개거래 금액이 1000억원 이상인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이라며, “이 기준대로라면 약 20개사 내외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이 대상이고, 티몬·위메프와 같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업체는 대상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실효성도 없고 거꾸로 온라인 플랫폼 전체를 위축시킬 수 있는 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숙고를 통해 실효성 있게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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