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013년 도입한 ‘노인 우울증 치료비 지원사업’이 노인 자살률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우울증 치료비 지원사업(경기도 어르신마인드케어)’은 우울증 등을 진단받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외래 진료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기 힘든 노인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해 지속적인 치료와 정신건강 관리를 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여기에는 정신건강 상담·교육, 우울증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된다. 

치료 문턱도 낮추기 위해 2023년부터는 소득 기준을 없애고, 치료비 지원액을 연 20만원에서 36만원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2022년 진료비 지원을 받은 노인은 191명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2640명, 2024년 9월말에는 286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경기도 65세 이상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경기도 내 65세 이상 자살률은 2020년 42.9명, 2021년 42.4명, 2022년 41.7명에서 2023년 40.6명으로 점차 줄고 있다. 이는 전국 통계와 비교하면 확연히 할 수 있다. 2022년에 비해 2023년에는 전국의 노인 자살률이 0.7명 증가했지만, 경기도는 1.1명 감소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수원시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A씨는 생활고에 인지기능 저하 문제까지 겹치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의뢰됐고, 경기도 어르신마인드케어를 통해 꾸준한 외래 치료를 받아 지금은 인지기능 회복과 우울감 완화를 경험하며 인생의 활력을 되찾았다.

안성에 사는 70대 여성 B씨는 자녀가 갑자기 사망하자 충격을 받아 우울증 치료가 필요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포기하려 했다. 그러다 보건소를 통해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돼 꾸준한 상담과 치료를 받고 지금은 자살 행동척도 점수가 크게 낮아져 자살 위험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노인 우울증은 자칫 방치될 경우 자살 위험성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초기부터 예방적 조치가 중요하다”며, “지속적으로 노인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우울증 치료비 지원은 주소지 관할 시군 정신건강복지센터 또는 누리집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으며, 지원금은 진료를 받은 후 나중에 소급해 정산하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