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후 회사는 피합병회사의 근로자들을 포괄적으로 고용승계해야 한다. 하지만 합병에 의해 두 회사간 인력 및 조직상 중복과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합병회사가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합병한 경우에는 인력 감축의 필요성이 발생한다. 최 노무사는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에 따라 실행상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므로 회사는 그 대안으로 직원의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합병 후 두 기업의 취업규칙도 중요하게 검토돼야 할 사안이다. 피합병회사 직원들의 집단적인 동의 혹은 의견청취를 통해 종전의 취업규칙을 폐지하고, 합병회사의 취업규칙을 모든 직원들에게 통일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 혹은 양 회사에서 취업규칙을 기반으로 아예 새로운 취업규칙을 작성한 후, 모든 직원들에게 집단적인 동의를 받는 방안도 추천할 만하다.

합병 후에는 기존에 적용해오던 임금체계가 그대로 적용되지만, 한 회사에 서로 다른 임금체계가 유지되는 경우 더 불리한 임금체계를 적용받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 조직 운영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 노무사는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통해 통합된 동일한 임금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료=최낙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노무사,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새로운 인사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회사는 직원들에게 승진 또는 배치 전환의 인사권 행사가 가능한데, 기존 근로조건 및 노동관행을 고려해 권리남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근로자들이 기득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을 사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 고용관계·영업비밀 체크=피합병회사와 비정규직 직원들 사이의 고용관계 또한 정규직 직원과 마찬가지로 합병회사에 승계되고, 합병을 이유로 종료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노동법 상 계약직을 2년 초과해 사용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고, 파견직을 2년 초과해 사용하면 사용사업주가 직접 해당 근로자를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므로 합병회사는 이를 체크해야 한다. 또한 합병된 회사의 정규직 직원과 피합병회사의 비정규직 직원을 차별 취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노동조합과 관련해서는 피합병회사의 노조는 합병 후 계속 존속하며 단체협약 또는 유효기간 동안 효력이 지속된다. 합병회사의 노조가 통합되지 않고 별개로 존재하는 경우, 단체교섭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가 발생할 수 있다. 합병 전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을 통해 인정됐던 피합병회사의 조합활동 또한 합병 후에도 동일하게 인정된다. 또,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동안에는 피합병회사 노조의 활동 시간 총량 및 사용인원 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와함께 영업비밀 보호도 중요하다. 합병 후 근로자의 퇴사, 인력 구조조정 등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고, 조직관리가 소홀해짐에 따라 회사의 지적재산권과 영업비밀이 경쟁회사 등 제3자에 유출될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최 노무사는 합병시 표준화된 경업금지약정, 비밀유지약정, 유인금지약정을 체결할 것을 조언했다. 또, 근로자의 퇴사시 인터뷰를 진행하고, 회사 자료의 반납 절차를 실질화하는 것이 좋다. 영업비밀 유출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개별 동의를 얻어 이메일과 하드디스크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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