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취소했던 송년회 재개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자영업, 소상공인, 골목경제가 너무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의 희망은 국민 속에 있습니다. 희망은 힘셉니다.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할 것을 당부했다.

여느 때 같았다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설렘과 들뜸으로 보냈을 시기, 뜬금없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국민저항과 탄핵 등이 이어지며 정치적 혼란은 내수경제를 더욱 위축시켰다. 

특히 소상공인은 이로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2일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소상공인의 88.4%가 이번 사태로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감소폭도 ‘50% 이상’이란 소상공인이 36%로 가장 많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한 예약 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송년특수는커녕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의 처지가 극한으로 내몰렸다고 호소했다.

불확실성과 혼란으로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이 있는가하면, 이번 탄핵집회에서는 국회 인근 매장에서 선결제로 시위 참가자들을 지원하는 일도 나타났다. 시위로 인해 인근 매장들의 영업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하는 염려를 녹이듯 밀려드는 선주문에 소상공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연대와 공감이 다시한번 빛을 발했다. 소상공인들도 시위 참가자들을 지원함으로써 고객과의 유대감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와 연대의식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의 호응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같은 현상은 일부 매장의 이야기일 뿐, 진작부터 침체된 내수는 쉽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자본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기업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두 차례의 탄핵사태와 비교해 현재의 경제 여건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소비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소상공인들의 매장을 찾아 소비를 하고, 송년모임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야한다. 코로나19 시기 정부가 지급했던 긴급재난지원금이 얼어붙었던 골목상권에 온기를 불어넣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역화폐를 활용한 소비지원금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안도 필요하다.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은 당연하다. 정치·경제적 혼란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한국의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심어주기 위한 여야간의 협치와 정부의 정책 대응, 국민들의 연대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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