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가 KTX 특실 승차권을 “30% 할인” 등으로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할인율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철도공사가 승차권 할인율과 관련해 표시광고법이 금지한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를 했다고 보고,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 부과를 결정했다. 

앞서 철도공사는 2014년 10월 29일부터 2021년 11월 3일 사이에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에 “↓ 30% 할인”, “↓ 20% 할인” 등과 같이 KTX 승차권 가격을 할인하는 것처럼 표시했다. 이같은 표시는 ‘청소년드림’, ‘힘내라청춘’, ‘다자녀행복’, ‘기차누리’의 상품에 적용했다. 

그러나 실제로 서울-부산 간 KTX 특실 승차권 8만3700원에 대해 30% 할인을 적용할 경우, 운임(5만9800원)만 할인되고 요금(2만3900원)은 할인되지 않아 실제 소비자의 최종 구매가격은 21.4%만 할인된 6만5800원이다. 

공정위는 “할인율 표시·광고를 하면서 한국철도공사는 KTX 특실 및 우등실 승차권 가격이 운임과 요금으로 구분돼 구성된다는 사실”과 “표시·광고한 할인율이 승차권 가격의 일부인 운임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운임은 여객운송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로, 통상 KTX 일반실 승차권 가격은 운임 100%로 구성된다. 하지만 요금은 넓은 좌석 등 부가서비스에 대가로, 특실이나 우등실 가격은 운임 이외에 요금이 추가로 적용된다. 

KTX 승차권 구매 과정에서 노출되는 ‘승차권 정보 확인‘ 화면에는 “특실 요금은 할인하지 않음”, “할인은 운임에만 적용” 등으로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승차권의 가격이 운임과 요금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안내하지 않고 있어 운임과 요금 등을 혼용한 표시·광고를 소비자들이 명확히 인식하기 어렵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관련 법령 및 약관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해당 표시·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부당성을 판단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