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부진이 계속되면서 소매판매액이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가동률까지 부진이 이어져 소비부진의 여파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024년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에 비해 2.2% 감소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1년에만 해도 1년만에 5.8% 늘어났으나, 2022년 0.3% 감소로 전환했고 2023년에는 1.5%가 줄었다. 이어서 2024년까지 3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분기별로 비교해보면, 2024년 1분기에 앞선 분기보다 0.5% 감소를 기록한 뒤 2분기 0.8%로 감소폭이 늘었고,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0.6% 감소를 기록하며 1년 내내 부진이 이어졌다. 분기별 소매판매액을 1년 전과 비교해보면, 2024년 2분기에는 2.9%가 감소했고 이 밖의 분기에도 1.9~2.1% 수준의 감소가 이어졌다. 

상품의 유형별로 보면 2024년 들어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액은 1년전보다 3.1%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3.7%,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1.4% 각각 감소했다. 내구재의 경우 2022년 3.2% 감소를 시작으로 2023년(1.6%↓)에 이어 3년째 감소했다. 준내구재는 2023년(1.3%↓)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식품 등 소모품이 주를 이뤄 변동폭이 가장 작은 비내구재 역시 2023년(1.6%↓)에 이어 연거푸 감소했다. 

소매업태별로는 1년전보다 전문소매점(3.4%↓),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4.1%↓), 슈퍼마켓 및 잡화점(5.9%↓), 백화점(3.3%↓), 대형마트(2.3%↓)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판매가 증가한 업태는 무점포소매(2.4%)와 면세점(3.1%)이 있었다. 

소매판매액은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의 구성요소다. 정확한 경기상황은 추세 요인을 제거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로 비교하는데, 2024년 12월의 순환변동치는 97.6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에만 해도 99.1 수준이었으나, 건설기성액과 소매판매액 등의 부진으로 계속해서 하락해 연말에는 98을 밑돌게 된 것이다. 

이같은 소비부진에 제조업의 활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공급과 출하 등의 지표가 하락하는 가운데, 제조업 가동률도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제품 국내공급은 1년전보다 1.2% 감소했다. 2023년(1.2%↓)에 이어 2년 연속이다. 국산(1.5%↓)이 전자·통신, 자동차 등에서 줄었고, 수입(0.5%↓)은 전자·통신, 화학제품 등에서 감소했다. 

재화 유형별로 보면 최종재 전체는 1.7% 증가했는데, 자본재(6.1%)에서 증가폭이 큰 결과다. 하지만 소비재의 경우 1.5%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2023년(2.2%↓)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소비재 국내공급의 분기별 추이를 보면, 1분기 3.3% 감소에 이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계속해서 감소가 이어졌다. 

광공업 전체의 출하 역시 내수위축 영향이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0.5% 증가했는데, 수출 출하가 4.0%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내수 출하만 따로 보면 2.0% 감소했다. 2023년(0.9%↓)보다 출하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제조업의 평균가동률 역시 2024년 들어 72.9%에 그쳤다. 평균가동률은 2021년(74.7%)과 2022년(74.8%) 당시만 해도 74%를 웃돌았으나, 2023년(71.9%) 들어 크게 하락했고 2024년에도 1.0%p 상승했지만 여전히 73%를 넘지 못했다. 

최근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을 보면 2022년 1분기 당시만 해도 78.3%에 달했으나, 매분기 감소해 같은해 4분기에는 70.0%까지 내려앉았다. 2023년 들어서도 1분기 70.6%에 그쳤고, 2분기 72.0%대를 회복한 뒤 4분기에는 72.5%까지 늘었다. 2024년에는 2분기에 73.5%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3분기(72.9%)와 4분기(72.3%)에 다시 72%대로 내려앉았다. 

경기의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재고순환지표와 수출입 물가비율, 건설수주액, 코스피 등으로 추산하는 선행종합지수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에 100.6으로 11월(100.8)보다 소폭 하락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의 향후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경기전망이 큰폭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