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2월 중순에 접어들었지만, 내수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0%에서 1.6%로 0.4%p 하향 조정했다. 내수부진과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가 주요 원인이다.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내수시장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 이는 고금리와 정치적 불안 등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과반 이상(53%)이 올해 소비지출을 지난해 대비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따라 올해 가계 소비지출이 지난해 대비 평균 1.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득수준에 반비례 해 소비지출 감소폭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사진=온누리상품권 홈페이지>

12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는 됐지만 사용하지 않은 온누리상품권 잔액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2322억원에서 5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인센티브를 지원해 판매를 늘렸지만,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전통시장 및 상점가에 한정돼 있어 소비자들은 상품권을 구매하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전통시장, 골목상권 등 상대적으로 사용처가 넓은 지역사랑상품권의 경우 정권이 바뀐 후 예산 지원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2021년 1조2500억원에 달했던 지역화폐 예산은 2023년 3522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다. 올해 온누리상품권 발행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5조5000억원을 편성한 것과 비교하면 합리적인 예산정책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내수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 촉진이 필요한데,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전통시장, 골목상권, 상점가로 돈이 흐르도록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가 병행돼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상품권의 사용처를 넓혀 소비자들이 쉽게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4일 개최한 내수시장 활력제고를 위한 정책포럼에서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코로나19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의 사용처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적 배경에 따라 지원과 관리를 달리하기보다는, 소비진작을 위해 소비자들이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두 상품권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우선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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