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은 24일 ‘온누리상품권 부정 유통 실태와 전통시장 지원 과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상렬 청량리종합시장 백년가게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이 24일 개최한 ‘온누리상품권 부정 유통 실태와 전통시장 지원 과제’ 간담회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내수침체 장기화로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누리상품권 정책이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입 취지 무색한 부정사용 빈번=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법에 따라 상권활성화 구역의 보호 및 활성화를 위해 2009년 7월 도입됐다. 온누리상품권은 지류형, 모바일상품권, 카드형이 있다. 가맹점이 되기 위해서는 전통시장, 상점가, 골목형상점가 또는 상권활성화 구역의 상인으로서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해야 한다.

온누리상품권 발행 사업비는 본예산 기준 2019년 1772억원에서 2023년 2898억원, 2024년 3514억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의 경우 4조원 규모로 상품권을 발행하기 위해 2898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2조원 정도 발행되는데 그쳤다. 2024년에는 3514억원의 예산이 편성돼 5조원의 온누리상품권이 발행됐다.

정부는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의 활성화를 위해 상품권 할인 판매를 통해 적극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부정사용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1월부터 8월까지 지류형 온누리상품권 1인당 구매액이 10대가 517만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미성년자 명의를 이용해 편법으로 유통된 정황이 드러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1월 월평균 5억원 이상의 고액 매출을 올린 점포를 집중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온누리상품권을 위법하게 유통된 13곳이 적발돼 이중 7곳이 사법기관에 고발하기도 했다. 적발된 사례를 보면, 상인들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할인가에 상품권을 구매한 후 상인들끼리 사고 팔아 차익을 거두는 방식 등이었다.

이상렬 대표에 따르면, 전통시장 등 유통과정에서 온누리상품권이 본래 취지와 다르게 사용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특히 온누리상품권의 한시적 할인율이 인상되는 시기에는 온누리상품권의 부정사용이 더 많아진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추석기간 동안 지류 상품권의 할인율을 기존 5%에서 10%로 상향했고, 모바일 및 카드형 상품권의 할인율은 기존 10%에서 15%로 상향한 바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할인 금액으로 구매, 부정 현금화=온누리상품권은 권면 금액의 60% 이상을 이용하면 잔액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부정 사용자들은 5~15%의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구매한 후, 최소 금액만 사용한 후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이다. 또, 권면 금액 60% 이상 사용하는 경우에만 차액을 돌려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60%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사용하고 현금화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상인들은 별수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이는 상인들 간 갈등 이유가 되기도 한다.

온누리상품권은 원칙적으로 상점에서 고객이 사용하면 매입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1차 소매상점주가 상품권을 매입으로 잡지 않고 거래하는 도매업자에게 거래대금으로 지금하는 사례도 많다. 도매업자는 온누리상품권의 가맹점이 될 수 없음에도 대량의 온누리상품권을 떠안게 되며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법거래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 가맹점으로 가입되지 않은 노점상에서 상품권을 수령해 물건을 구매해 판매하거나, 도매상과의 거래에서 물품구매 비용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온누리상품권을 수취한 후 이에 대한 세금신고도 논란이다. 온누리상품권을 통한 매출 신고를 하는 상인들이 있는가하면, 이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현장에서 혼란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1만원 상품권으로 6000원어치 물품을 구매하고 4000원을 현금으로 돌려준 경우, 회계상 1만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소명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상인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부정사용자 모두 패널티 적용해야=이상렬 대표는 온누리상품권의 본래 취지인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현금화를 막기 위해 구매자의 사용패턴을 관리·감독하고, 부정행위 발견 시 구매자와 상점가 모두에게 패널티를 적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객이 사용한 온누리상품권이 1차 판매자(가맹점)에서 2차 판매자(도매업자)로 넘어가지 않도록 유통경로를 차단할 것도 요구했다. 또, 가족을 통한 대리구매를 제한하고, 실제 구매자가 상품권을 사용하도록 하는 조치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비가맹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온누리상품권 사용 규정을 명확히 해 비가맹점에서의 부적절한 사용을 방지하고, 노점상 등 비공식 매장에서의 상품권 유통을 제한하는 조치를 제안했다.

이와함께 온누리상품권의 세금신고 기준을 명확히 해 상인들이 혼란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잔돈 지급에 따른 세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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