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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해킹…국제 무역사기 거래 예방하려면 보안 강화하고, 거래 상대방 검증해야…무역보험 활용도 필요

기사입력2025-03-19 09:10

김진규 객원 기자 (jk.kim@jpglobal.co.kr) ㅣ다른기사보기

조선대학교 김진규 교수, 관세사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외환 무역사기 거래 건수가 2500건을 넘었고, 그 금액도 1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역사기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또한 무역보험공사 자료에 따르면, 해외시장 신용위험지수가 2021년 3.3%에서 2022년 5.9%로 급격히 상승했는데, 이는 수출 후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거래 국가의 위험도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고신용 국가와 중신용 국가 간 리스크 차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무역사기 유형은 크게 ▲결제 사기 ▲이메일 사기 ▲서류 위조(명의도용)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결제와 관련한 사기는 예를 들어, 바이어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부도로 인해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다. 이는 무역보험을 통해 리스크를 커버할 수 있는 신용리스크에 해당한다. 이메일 사기는 해커가 거래 당사자 간의 이메일을 해킹해 결제계좌를 변경하고 수출대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수출자의 귀책 여부에 따라 무역보험의 보상 여부가 결정된다. 명의도용 사기는 실존 기업을 사칭해 제품을 편취하는 것이다. 특히 첫 거래 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것은 무역보험으로 보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무역사기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코트라에서도 매년 100건 이상의 사기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이메일 사기의 특징=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이메일 해킹 사기란 제3자(해커)가 수출입자의 이메일을 직접 해킹하거나, 수출자를 사칭한 위·변조 이메일 계정을 통해 수입자에게 제3의 입금계좌를 안내하고 결제대금을 편취하는 수법이다.

이메일 무역사기는 스피어 피싱의 일종으로,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정교하게 계획된 공격이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비영어권 아시아 국가를 주요 대상으로 삼는다. 이러한 사기는 주로 서남아프리카 나이지리아, 가나, 라이베리아 등 과거 영국 및 프랑스 등의 식민지 국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메일 무역사기는 해커가 구매자 또는 판매자의 이메일을 해킹 후, 지속적으로 거래 당사자의 이메일 교환을 모니터링하다가 대금 요청이나 물건 발송 시점에 계좌번호를 변경한 이메일을 전송해 착오를 유발한 후, 허위 이메일을 보내 대금 결제를 요청한다. 수신자는 위조된 문서를 실제 대금 요청으로 착각하고 입금을 하게 되는데, 해커는 거래 대금을 가로채고, 해당 기업은 큰 손실을 입는다.

무역사기 피해 예시

1. 수출자는 기존에 거래하던 수입자를 수하인으로 물품을 선적함.

2. 해커가 수출자로 위장해 기존 결제계좌 이용 불가를 사유로 타 국가 은행으로 계좌 변경을 수입자에게 요청함(수출자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이메일 주소 사용, 수출자가 평소 사용하는 서류 양식 및 문구 도용).

3. 수입자는 수출자에게 유선 또는 국제우편 등 별도의 변경사항 확인 없이 해커에게 송금함.

◇무역사기 예방 조치=첫째, 이메일 보안 강화다. 컴퓨터에 설치된 운영체제의 보안과 백신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해 외부 바이러스 공격 등 취약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각 컴퓨터 사용자는 이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이트별로 다르게 설정한다. 기업에서는 로그인 시 2차 인증 기능을 활성화하도록 사용자에게 알리고, 로그인 알림 기능을 설정해 이상징후를 조기에 탐지하도록 한다.

둘째, 안전한 무역거래를 위해서는 거래 상대방을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무역보험공사의 해외신용정보센터를 활용한다. 바이어 정보, 국가 정보, 수출결제 및 산업 정보 등을 통해 리스크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첫 거래의 경우 적은 금액으로 샘플을 거래해, 정상적으로 결제됐는지 확인한다. 물품을 받는 수화인을 지정할 때 당사자 기업이 아닌 제3의 기업으로 지정하는 경우 유의해야 한다.

셋째, 무역보험공사에서는 중소수출기업이 계약서 또는 이메일에 아래와 같은 문구를 삽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 교신 이메일에 “당사는 이메일을 통해 결제계좌 변경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등의 주의문구 삽입.

2. 수출자가 이메일을 통해 수입자에게 대금 결제계좌의 변경을 요청할 경우, 수입자는 유선, 화상전화, 국제우편 등 별도의 방법을 통해 실제 수출자가 요청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추가확인이 필요하다는 문구 삽입.

3. 계약서에 결제계좌 변경 요청 시 처리절차를 명문화할 것.

국제 무역거래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 수출입자간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 또 범죄자를 검거하더라도 피해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메일 보안 강화 ▲거래 상대방 검증 ▲계약서 작성 시 주의 ▲무역보험 활용 등 적절한 예방책과 대응방안을 숙지하고 실천한다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제한된 자원으로 인해 무역사기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제공하는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업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의 보안의식을 높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무역사기 예방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역사기 예방은 단기적인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기에, 지속적인 관심과 대응이 필요한 장기적인 과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조선대학교 김진규 교수, 관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