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영업환경과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짐에 따라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매출채권 팩토링 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매출채권 팩토링은 기업이 재화서비스 등을 공급하고 발생한 외상 매출채권에 대해 거래처가 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매출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해 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제도다. 즉 기업이 거래처로부터 받아야 할 외상 매출금이나 어음을 금융기관이 대신 받아주고, 일정기간 후 수수료를 뗀 뒤 상환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채권 만기일 전 매출채권을 양도해 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고, 채권 양도기업에 대해 상환청구권이 없어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법이 되며, 연쇄도산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함으로써 중소벤처기업이 팩토링 자금을 생산활동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해 경제 선순환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수요 대비 예산 부족해 조기 소진=현재 매출채권 팩토링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채권 팩토링 운영규모는 각 1500억원, 1000억원, 675억원이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매출채권 팩토링을 활용하려는 기업에 비해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한도가 조기에 소진되고 있다. 신보의 경우 2023년 이후 정부 출연(기획재정부 50억원)없이 기금 자체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중진공의 경우 지난해 5월 375억원의 예산이 조기 소진됐다가 이후 300억원을 증액했지만 이마저 9월에 모두 소진됐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2021년 중기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출채권 팩토링의 잠재적인 예상 수요는 76조4000억원으로 평가됐다며, 그러나 예산이 부족해 기업들은 매출채권 팩토링을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추 본부장은 매출채권 팩토링 예산을 최소 5000억원까지 증액하고,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도덕적 해이 막고, 분담 방안 필요=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매출채권 팩토링과 관련, 부실채권 발생 우려로 인해 기보 등에서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진공의 매출채권 팩토링 운영과정에서는 사고가 1건에 불과해, 매출채권을 취급하는 기관에도 큰 손해가 없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 원활한 자금흐름을 위해 매출채권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중소기업도 리스크를 분담하거나, 발행기관의 재무건전성 문제를 정부가 지원하는 등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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