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토지를 B씨로부터 구매했다. B씨가 은행에서 땅을 담보로 대출받은 6억5000만원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땅을 산 것이다. 하지만 계약 체결 후 은행에서는 A씨에게 담보대출 6억5000만원 외에 B씨의 신용대출 5000만원까지 전액 상환해야 채무인수가 가능하다고 했고, B씨는 연락이 두절돼 A씨는 5000만원을 추가로 갚아야 하는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처럼 금융회사에 담보가 제공돼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사거나 파는 과정에서 매수인이 매도인(채무자)으로부터 통보 받은 특정대출 이외에 다른 대출까지 담보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해 재산상 손해를 입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금감원은 ‘담보부동산의 피담보채무 확인서’ 제도를 전체 금융회사로 확대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A씨의 경우 땅을 담보로 제공된 담보대출만을 인수했다고 생각했지만 계약서상의 피담보채무범위를 ‘한정근담보-일반자금대출’로 기재한 것이 문제였다. 피담보채무범위를 ‘일반자금대출’로 기재할 경우 채무자가 일반자금대출 과목으로 받은 대출이라면 담보대출인지 신용대출인지 상관없이 피담보채무범위(담보책임)에 포함돼 A씨가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따라서 금감원은 “매매과정에서 금융회사로부터 담보효력이 미치는 담보내역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담보부동산의 피담보채무 확인서 양식

국민은행 사례<자료=금감원>

금감원은 비슷한 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해 현재 국민·기업은행이 시행하고 있는 ‘담보부동산의 피담보채무 확인서’ 제도를 모든 금융사로 확대키로 했다. 담보부동산의 피담보채무 확인서란 채무자의 동의를 받아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담보효력이 미치는 대출내역(피담보채무범위)을 부동산 매수인 등에게 서면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공문을 보내 매매거래를 할 때 이러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설명해줄 것을 협조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금융회사로부터 ‘담보부동산의 피담보채무 확인서’를 제공받아 담보범위를 꼭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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