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도시와 농촌 지역 간의 문화 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의 2023년 기준 ‘지역문화실태조사’ 결과와 이를 바탕으로 산정한 ‘지역문화지수’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국 245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문화정책 ▲문화자원 ▲문화활동 ▲문화향유의 네 가지 영역에 걸친 총 36개 지표를 적용해 지역별 문화 여건을 분석했다. 특히 기존 조사 지표의 정의와 측정 방법을 보완하고, 문화시설 접근성과 문화예술 소비 관련 지표를 새롭게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2020년 조사와 비교 가능한 18개 주요 지표 가운데 13개 지표에서 기초 및 광역지자체 평균값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자치단체의 문화사업 지원 비율은 66.4%로 10.2%포인트 증가했으며, 기초자치단체도 59%로 2.9%포인트 상승했다. ‘문화가 있는 날’ 기획사업 건수도 광역은 5.5건으로 17% 증가했고, 기초는 5.6건으로 100% 늘었다.

문화예술 관련 조직과 인력 지표도 향상됐다. 광역단체의 지역문화예술법인·단체 수는 평균 107.5개(31.1%), 기초단체는 7.9개(29.5%)로 늘었다. 문예회관 객석 500석당 무대예술 전문인력 수도 광역 4명(90.5%), 기초 2.4명(84.6%)으로 증가했다. 다만 전체 예산 대비 문화 예산 비율은 광역(0.32%포인트↓)과 기초(0.15%포인트↓) 모두 소폭 감소해 예산 측면에서는 위축된 모습도 보였다.

새로 추가된 지역문화시설 접근성 지표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 기준 공연장과 영화관까지 평균 소요 시간은 차량 기준 약 14분, 생활문화센터, 작은도서관 등 생활문화시설까지는 약 5분으로 조사됐다.

지역문화지수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지역문화지수는 0.292, 비수도권은 -0.118로 나타났다. 하위요소 중 문화정책 부문에서는 비수도권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유형별로는 도시, 도농복합, 농촌 순으로 문화지수가 높았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일수록 문화지수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지역문화지수 상위 광역지자체는 서울·제주·경기·세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초지자체 가운데 시 단위는 수원·성남·고양·용인 등이, 군 단위는 부여·홍성·성주·영암 등이 상위권에 들었다. 구 단위에서는 서울 종로·강남·중구·용산 등이 최상위권이었다.

지역문화지수 하위 광역지자체는 강원·경북·대전·전남·충북 등이며, 기초지자체에서는 동해·양구·가평·남해 등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문화환경취약지역’을 선정해,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고, 국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