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를 통해 유입되는 위조상품에 대한 법적 단속 근거가 명확해졌다. 특허청은 해외직구 위조상품 단속의 법적 근거를 강화한 상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된 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상표권 침해의 전제가 되는 ‘상표의 사용’에 공급 행위를 명시적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위조 상표가 부착된 상품을 국내로 배송·공급하는 행위가 상표법상 침해행위로 명확히 규정되면서, 법적 단속이 가능해진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최근 해외직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직구 물품은 약 1억4000만건에 달하며, 같은 기간 위조상품 유입도 크게 늘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해외직구 위조상품 적발 건수는 2022년 6만건에서 2024년 8만7000건으로 약 4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내 브랜드를 사칭한 ‘K-브랜드 위조상품’이 전체 신고의 40%를 차지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심각하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발표한 2024년 신고자료에 따르면, 해외직구 위조상품 2772건 중 1080건이 K-브랜드를 겨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해외직구 행위는 판례상 ‘양도’로 해석돼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실효적인 단속을 위해 상표법상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가 높았다. 이에 정부는 유관 부처의 협의를 거쳐 이번 개정을 추진했다.

개정된 법률에서는 ‘상표의 사용’ 하위 행위유형으로 제2조 제1항 제11호 다목 ‘외국에서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운송업자 등 타인을 통하여 국내에 공급하는 행위’를 추가했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상표권 보호를 넘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근 관세청이 실시한 검사에서는 초저가 장신구(귀걸이, 반지 등) 404점 중 96점(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카드뮴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으며, 짝퉁 비타민 복용 후 간수치가 기준치의 2배 이상 상승한 사례도 보도된 바 있다.

이춘무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해외직구 위조상품은 국내 기업의 권익을 침해할 뿐 아니라 국민 건강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특허청은 국민의 안전과 공정한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해 금번 상표법 개정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