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지수(Big Mac  Index)는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각국 통화의 구매력과 환율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1986년 개발한 지수다. 품질·크기·재료가 표준화돼 있어 가격 비교가 용이한 맥도널드 햄버거 ‘빅맥’의 나라별 평균 판매가를 기준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환율은 각국 통화의 구매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구매력평가설(purchasing-power parity, PPP)과, 동일 제품의 가치는 세계 어디서나 같다는 일물일가의 법칙을 전제로 한 산출방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지수의 의미를 간단한 예로 설명한다. 올 7월 중국의 빅맥 평균 판매가격이 2.73달러, 미국은 4.80달러라고 할 때, 중국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에 비해 43% 저평가됐다고 본다는 것이다. 여기서 43%는 두 국가의 판매가 차이(4.80-2.73)를 미국 판매가(4.80)로 나눈 수치다.

그러나 환율은 구매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데다 한 나라에서 판매되는 빅맥의 가격은 환율 외에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이 지수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다기보다는 ‘참고자료’ 정도로 이용되고 있다. 한 나라의 물가가 다른 나라보다 “싸다”거나 그 반대이거나 하는 직관적인 판단자료로 주로 쓰인다.

현지시간 24일 이코노미스트는 2014년 7월분 빅맥지수를 발표했다. 이에 의하면 23일 환율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의 빅맥지수는 4.00으로 지난 1월의 3.47에 비해 15% 올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빅맥지수는 6개월만에 35위에서 28위로 높아졌다.

이를 대부분 언론의 보도대로 “원화가치의 상승”에 의한 것으로 해석하기는 곤란하다. 지난 1월의 빅맥지수 3.47은 당시 평균 판매가 3700원을 환율 1067.30으로 나눈 수치다. 이번 7월의 빅맥지수 4.00 역시 평균 판매가 4100원으로 환율 1023.75으로 나눈 수치다. 3.47에서 4.00까지 지수를 15.3%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평균판매가는 10.8%나 상승한 반면, 원화가치는 4.1% 상승에 그친 것이다.

일본의 예를 들면 이는 더 확실해진다. 지난 1월 일본의 빅맥 평균 판매가는 310엔, 이를 당시 환율 104.25로 나눈 2.97이 빅맥지수였다. 이번 7월의 빅맥지수는 판매가 370엔을 환율 101.53으로 나눈 3.64다. 환율이 2.6%, 판매가는 19.4%가 각각 오르는 동안 빅맥지수는 22.6%나 상승한 것이다. 이를 “일본 엔화가치가 20% 이상 상승했다”는 해석으로 연결할 수는 없다.

한편 이코노미스트가 설명한대로 국가별 빅맥지수를 비교해보면, 중국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43% 저평가돼 있다. 7월 현재 우리나라 원화는 16.7%, 일본 엔화는 24.2% 저평가돼 있다. 같은 맥락으로 올 1월 빅맥지수를 해석하면 원화는 24.9%, 엔화는 35.7%나 저평가돼 있던 셈이다.

참고로 2000년 4월 한국의 빅맥지수는 2.71로 미국의 2.51을 넘어서는 세계 7위였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스웨덴과 같은 수치다. 당시 일본은 한 술 더 떴다. 무려 2.78로 세계 5위였다.

<자료=이코노미스트>   ©중기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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