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이 발표한 경제정책은 경제주체들이 함께 만들어 낸 이익(성과, 열매)을 그동안 소외돼 왔던 가계나 중소기업으로 일부나마 흘러가도록 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한국경제를 살리겠다는 의미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 스스로가 밝혔듯 임금정체 등으로 기업의 성과가 가계소득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대기업으로의 ‘부의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는 판단, 대기업들이 쌓아 놓을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도입만으로는 가계와 기업소득의 선순환을 통한 내수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예상했듯 재계의 만만치 않은 반발도 있지만, 정부가 ‘그린’ 구조 밖 저소득층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최저임금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소득을 늘려 내수시장을 살리겠다는 전 세계 국가들의 정책과 대비된다.

미국 경제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16.88달러며,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이어 프랑스 12.09달러, 뉴질랜드 11.18달러로 시간당 10달러를 넘는다. 또 영국 9.83달러, 캐나다 9.75달러, 일본 8.17달러 그리고 미국 7.25달러다. 반면 한국은 4.31달러에 불과하다. 호주가 한국보다 4배 더 많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은 20위로 최하위권이다. 또 노동계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1위다. 우리나라의 2015년 최저임금은 370원(7.1%) 오른 시급 5580원으로 결정됐다. 월 116만6220원(209시간 기준) 수준이다. 이 마저도 일반 직장인 점심값(평균 62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이 우선 늘어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생활임금 도입을 제안한다. 지자체 생활임금 조례안에는 공공부문 계약직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130~150％ 수준을 지급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생활임금은 내수진작은 물론 근로자에게 최저생활비를 보장함으로써 소득양극화와 빈곤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심화된 양극화를 해소하고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누릴 수 있는 해법인 동시에 내수를 살릴 수 있다면, 새 경제팀으로서는 이보다 좋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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