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 이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들썩이는 집값에 통화당국이 기준금리 동결결정을 내린 상황이라 집값의 추이가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이다. 경기개선을 위해서는 금리인하 단행이 시급하니, 당국이 가계대출 안정세 유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뒤의 집값 전망을 의미하는 주택가격전망CSI가 109로 한달만에 11p 하락했다. 한달사이의 하락폭으로는 2022년 7월 이후 최근 3년 사이 가장 크다. 

소비자들의 집값 전망이 항상 실제 집값과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은 자기실현적이어서 집값 상승 추세를 내다보는데 도움이 된다. 기대심리가 한풀 꺾인 만큼, 들썩이던 집값도 일단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집값의 가파른 상승은 당장의 경기대응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었다. 한국은행은 이달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내경제는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지만, 기준금리는 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낮은 성장세를 명시적으로 거론하면서도 금리를 인하해 경기에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주택시장은 서울 등 수도권이 과열양상을 나타내다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 이후 다소 진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지방은 부진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그간 확대된 주택거래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을 보면 4월 4.7조원에서 5월 5.2조원에 이어 6월에는 6.2조원으로 계속해서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4월 3.7조원에서 5월 4.1조원, 6월 5.1조원으로 가계대출 상승을 이끌었다. 

그렇다고 경기 상황이 안좋은데 대응에 손을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간다고 밝혔다. 

경기대응에 적극 나서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최근 국내경제는 설비투자지수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건설업체의 시공실적 금액 역시 줄어드는 추세다. 소비와 수출은 일시적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됐지만, 앞으로는 대미 무역협상의 전개 상황, 내수 개선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집값 기대심리가 꺾였다는 점 하나만 보고 즉시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도 없다. 주택가격전망CSI가 여전히 100을 웃돌아 집값 강세 전망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6.27대책의 효과로 가계부채 상승세가 꺾인 뒤 안정을 찾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과 같은 내수진작책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조치가 필수적이다. 집값의 급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가계부채 대책을 상당기간 이어갈 필요가 있을 수 있겠다. 집값상승이 경기개선 대응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당국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