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으로 떠나는 ‘여행’은 매일 반복되던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소를 준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삶과 철학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행에서 느끼는 포만감은 커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단순히 먹고, 즐기는 여행에서 각 지방의 특색을 몸소 체험하며 여행지의 역사, 전통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여행 스타일이 사람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은 비용이나 음식보다도 놀거리를 더욱 중요하게 여겼다. 롯데멤버스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사람 중 54.8%가 휴가지를 선정하는 데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 관광지와 놀거리를 꼽았다. 

이에 중기이코노미가 지난 18일부터 4일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한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를 찾아 국내 관광산업을 이끄는 다양한 콘텐츠를 살펴봤다. 

아이가 있는 가정은 ‘휴가 한번 떠나기 힘들다’는 말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아이의 체력과 시간을 고려해야 하고, 이 모든 걸 엄마, 아빠의 휴가 계획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광역시 달성군은 ‘가족과 함께 떠나는 워케이션’을 기획해 1년째 운영하고 있다. 2024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 사업은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목적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달성군의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아이가 있는 가정과 없는 가정 모두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숙박비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숙박 장소는 관내에 속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해당한다. 자녀가 있다면 여기에 더해 ‘자녀 생태 프로그램’을 옵션으로 넣으면 된다. 또, 여행객 누구에게나 오피스 공간은 물론, 대구 로컬상품권인 ‘대구로 페이’ 3만원권의 혜택을 지원해 관내 소상공인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대구시 달성군 관광과 김태현 팀장은 “재택근무 지원사업인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보통 직장인 당사자에게 혜택이 집중돼 있다. 하지만, 대구시 달성군의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가족에게 초점을 맞췄다”며, “엄마, 아빠가 오피스 공간에서 근무하는 동안 아이들은 생태프로그램, 체험프로그램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케어를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비슬산 군립공원 숲 체험, 생태 탐방, 명상 프로그램 등 템플 스테이, 테마파크 연계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워터파크와 연계한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김 팀장은 “예전에는 주중에 달성군을 이용하는 숙박객들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한 후부터 숙박객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재택근무가 활성화돼 있는 IT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이 아이 때문에 나들이하러 가기 힘들어했는데, 이런 경우까지도 수용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남도 합천군에 위치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일제강점기 경성 거리, 건물 양식, 군대 시설 등을 재현한 오픈 세트장으로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자아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히는 곳이다. 

영화,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이곳은 여름철이면 호러축제인 ‘고스트 파크’로 변신해 MZ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여름이 끝난 후 9~12월이면 주말에 ‘라이브 파크’라는 이머시브 체험형(Immersive Experience) 방탈출 공간으로 변신한다. 

합천군 관계자는 “원래 방탈출 게임은 실내에서 많이 진행하지만, 이곳에서 진행하는 방탈출은 야외용이다. 특히, 광복 80주년을 맞아 시대상을 반영한 코스튬을 한 배우들이 출현하는데, 함께 추리하면서 광복에 대한 문제를 직접 풀어 나간다”고 소개했다. 

2만5000평(약 8만2645㎡)의 규모로 꾸며진 일제 강점기 테마 공간에서 약 한 시간 정도 게임을 하는데, 게임에 성공하고 나면 광복이라는 깊은 울림까지 주어져 참가자에게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이 관계자는 “3.1운동과 광복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게임 참여자는 주인공이 돼 ‘비밀리에 독립운동가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게임을 통해 광복에 대한 기반을 다져나가고, 광복을 맞이하게 된다”고 부가 설명했다.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슬로건으로 부스를 차린 사진 자판기와 키오스크 제조업체인 비에스는 포토 부스를 들고나왔다. 

이 회사의 조윤호 대표는 “각 업체의 요구사항에 맞게 디자인과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며, “관광지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에 해당 콘셉트에 맞게 사진 촬영 콘셉트와 퀴즈, 이벤트를 구성하고 있다”고 했다.

현장에 차려진 포토 부스와 키오스크 게임기는 다방을 콘셉트로 했는데, 부스 랩핑부터 프로그램까지 다 자체 제작했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지역 축제 행사, 브랜드 팝업스토어, 군부대에서 연락이 많이 오는데, 디자인과 게임 곳곳에 지자체나 회사 제품을 넣어 간접 홍보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관공서에서는 한 대씩 구매하는 추세로, 우리나라 지자체 중 30~40%가 구매했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세워져 유명해진 360도 영상 촬영은 우리나라에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약 2년 전부터 유명한 관광지에는 설치돼 있을 정도로 인기다. 

SMB360 비디오 김선홍 대표는 “주로 지자체나 브랜드 팝업 행사에서 렌탈 서비스로 이용한다. 단, 소프트웨어가 복잡하고, 여러 장비가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호환 부분에 신경 써야 해서 회사 담당자가 가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60도로 동영상 촬영을 하면서 주변 환경까지 함께 찍는다. 이때 슬로우로 촬영하는데, 4초 촬영분을 20초로 만들어 준다”며, “팔 한번 흔들었을 뿐인데 보통 사람이 눈으로 봐왔던 영상과 다른 영상 결과물을 접하므로 사람들이 신기해한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영상 촬영 후에는 곧바로 스마트폰으로 전달해 주는데, 인터넷 환경에 따라 30초에서 1분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한화로 4만원이 넘어가는 뉴욕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무료로 진행해 호응도가 높다. 지자체에서 이벤트성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업체와 지자체가 직접 계약을 맺고 부스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젊은 층에서 대부분 찾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부터 노인까지 모두 이용한다고 한다. 특히 지난 울산 벚꽃 축제에서는 축제장 안에서 가장 긴 줄을 자랑했을 정도로 인기를 구가했다. 

김 대표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부끄럽다고 하던 사람들이 막상 촬영 결과물을 받아보고 나면 얼굴에 함박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며, “한번 찍었던 사람을 다른 장소에서도 마주칠 정도로 호응이 높다”고 뿌듯해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