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 ‘Swear to G’, 90.9×72.7cm, Oil on linen, 2025.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은 오는 8월 24일까지 배우이자 작가 박기웅의 개인전 ‘Future Superhero’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배우로서 쌓아온 감정의 깊이와 미술가로서의 조형적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박기웅만의 확장된 예술세계를 선보인다.

박기웅이 그리는 ‘슈퍼히어로’는 초월적 존재가 아닌, 흔들리는 믿음 속에서도 자신의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평범한 개인의 내면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품었을 법한 “미래에 나는 슈퍼히어로가 되어 있을 거야”라는 다짐에서 시작된 이 전시는, 각자의 삶에 용기를 건네는 조용한 메시지로 관객을 초대한다.

박기웅은 2005년 영화로 데뷔해 20년간 배우로 활동해왔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연기와 미술, 두 영역을 오가며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를 구축해왔다. 2019년 첫 아트페어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꾸준히 전시를 열었고, 2021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해외 진출도 이뤘다. 특히 2023년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개인전 ‘48 빌런스’는 30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작가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박기웅, ‘SUSNUT IVORY’, 지름 20cm, Acrylic on resin.

이번 ‘Future Superhero’에서는 실크스크린,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오랜 시간 품어온 ‘영웅’의 의미를 새롭게 그려낸다.

박기웅의 회화는 선명한 해답보다는 감정의 여운에 집중한다. 번지고 겹쳐진 텍스트, 흐릿한 장면으로 구성된 이미지는 언어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 방식으로 기억의 층위를 쌓아간다. 그는 인물화를 주로 그리며, 인종이나 성별의 경계를 흐리는 모호한 이미지를 통해 감정의 본질에 접근한다. “인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의 전달”이라는 그의 말처럼, 연기에서 익힌 감정의 언어가 그림에서도 고스란히 살아 숨 쉰다.

박기웅은 재료와 표현방식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유화, 실크스크린,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클래식과 팝아트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간다. 그의 그림은 보는 이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여백과 모호함을 남긴다.

배우와 작가, 두 정체성을 넘나들며 감정과 기억, 그리고 미래를 그려내는 이번 전시는 그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아트테이너 시대의 한 장면이 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김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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