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상장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한 개인이 주식을 팔 때, 그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기본 취지는 고소득 자산가에게 정당한 과세를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제도가 현실과 맞지 않으면서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제도는 연말 기준일(12월 31일)을 기준으로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기준을 살짝 넘긴 투자자들은 양도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해마다 12월 중순부터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버리는 ‘매도 러시’를 벌인다. 이는 기업 실적이나 시장 여건과 무관하게 특정 종목의 주가를 급락시키고,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문제는 ‘대주주’ 기준이 자주 바뀌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한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 시 대주주로 분류됐지만, 2024년부터는 이 기준이 50억원으로 상향됐다. 과세 기준이 금액 기준(50억원) 하나뿐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유 비율, 보유 기간 등을 함께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평가 금액만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정치권에서 과세 기준 금액을 다시 10억원으로 낮추려 하자, 국회 전자 청원사이트에 법개정을 반대하는 청원이 4일 기준 12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4일 만이다.

과세는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에 왜곡된 신호를 주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건 지양해야 마땅하다. 과거 금융투자소득세 도입도 시장 반발에 막혀 좌초된 바 있다. 

건전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과세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반복되는 혼란을 줄이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관되고 투명한 기준을 마련하고, 과세 기준 금액에 대한 합리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소통이 우선돼야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