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엄격했던 아파트 단지내 상가의 칸막이벽 철거가 일반 상가처럼 쉬워진다. 아파트 필로티 공간도 입주자 동의를 거쳐 편의시설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입주자의 불편 해소와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하기 위한 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4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3일 발표했다. 지자체 건의, 관련단체 간담회, 규제개혁 신문고 등을 통해 발굴된 개선과제에 대한 국토부의 응답인 셈이다.

먼저 아파트 단지 내 상가(입주자 공유가 아닌 복리시설)의 비내력벽을 철거하는 경우, 현행 법령은 일반 상가와 다르게 추가로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지자체를 방문해 행위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매점, 세탁소, 음식점, 학원 등 소규모 업체가 많아 영업장 변경의 필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아파트 단지내 상가로서는 자유로운 영업장 변경에 장애요인이 돼 온 셈이다.

개정안은 아파트 단지내 상가도 비내력벽의 철거 때 별도의 행위신고를 거치지 않도록 했다. 일반 상가와 마찬가지로 변경 등을 용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아파트 단지내 필로티는 폐자전거 거치, 쓰레기 투기 등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입주자 동의(전체 단지 2/3 이상, 해당 동 2/3 이상)를 얻을 경우 교육-휴게시설, 도서(독서)실, 회의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통행, 소음 및 진동, 안전 등에 지장이 없다는 지자체장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에도 다른 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필로티 전체 면적의 30% 이내로 제한된다. 해당 시설의 바닥면적을 포함해 산정된 전체 아파트 단지의 용적률도 관계법령에 따른 용적률을 초과할 수 없다. 필로티 공간은 용적률에 산입되지 않지만, 이를 다른 시설로 사용(증축)하는 경우 용적률에 산입해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 소집, 관리비등의 부과내역, 관리규약․장기수선계획 등 공동주택 관리현황에 대한 인터넷 등 공개 의무도 바뀐다. ‘공동주택 단지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규정한 것을 인터넷 포털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서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데 소요되는 절차와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편 현재 사업주체가 입주자대표회의 등으로부터 하자보수 청구를 받거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하자 판정서 정본을 송달받은 경우, 3일 이내에 하자를 보수하거나 하자보수계획을 수립해 통보하도록 돼 있는 규정도 손본다. 현장확인, 원인파악 및 보수공법 선정 등 기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에 따라 하자보수 기한을 15일로 완화했다.

1000세대 이상 주택단지에 한해 사업계획 승인 후 공구별(300세대 이상의 규모)로 분할해 단계적으로  건설(착공, 분양, 준공)하도록 한 규정의 적용대상은 600세대 이상 단지로 넓어진다. 국토부에 의하면, 2012년 1월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분할건설 실적은 없다. 이 경우에도 입주자모집공고에 분할 건설에 관한 내용을 입주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공구별 복리시설 설치 기준 및 이격거리 확보, 보행자 안전 확보 등의 제반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30세대 이상 주택 건설시’ 주택법 적용을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편법 개발을 막기 위해 새로운 잣대가 나온다. 일단의 대지를 필지단위로 분할하고 가족 명의를 빌려 소규모(30세대 미만)로 건축허가를 받아 연접해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는 일단의 대지를 분할하는 경우, 사업주체가 개인인 경우에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까지, 사업주체가 법인인 경우에는 소속 임원까지 동일한 사업주체로 규정된다. 앞서 예를 든 편법을 동원하더라도 하나의 사업으로 간주돼 주택법 상의 제반 규정을 적용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입주자 모집공고 후 ‘2% 이내의 대지지분 변경’은 입주예정자 4/5 이상의 동의가 필요없도록 한 조항을 피해가는 편법을 막기 위한 대안도 나온다. 이 제도를 악용해 고의로 2% 이내에서 대지지분을 줄이고, 해당 대지를 매각해 부당이익을 챙기는 부작용을 막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2% 이내의 대지지분 변경’의 경우에도 지적확정측량 등에 따라 사업계획승인권자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입주예정자의 동의 없는 변경이 가능하도록 바뀐다. 이에 따라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대지지분의 감소 내용과 사유를 입주예정자에게 사전에 통보하도록 해, 분양계약서에 따른 정산이 이뤄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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