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은 일반 기업대출 및 가계대출에 비해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대신,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견조한 순이자마진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대 이건희 부교수와 협성대 정상진 부교수는 최근 중소기업학회 분기별 학회지 ‘중소기업연구’에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은행 형태별 비교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이 한국은행 발표를 인용한 중소기업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2.35%로, 가계대출(0.71%), 기업대출(1.90%), 주택담보대출(0.64%)는 물론, 신용카드대출(1.56%)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비교적 우량한 중기를 대상으로 대출을 시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은행 형태별 중기 대출비중 추이

단위: %.<자료=이건희·정상진/중소기업학회지>   ©중기이코노미

연구진이 이에 따른 영향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은행권 전체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꾸준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비율은 2007∼2009년 평균 46%에 머물다가 2010년 45%, 2011년 42%에 이어 2012년 41%로 떨어졌다. 심지어 전체 원화대출금이 3% 증가한 2010년, 중기대출은 오히려 1% 감소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시중은행 7곳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2007년 38.7%로 40%에 근접하다가 2010년 35%, 2011년 32.8%, 2012년 31.5%로 급감했다. 이들 시중은행 가운데 2012년 기준으로 의무대출 비율(45%)을 지킨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중소기업 전담 은행인 기업은행은 76.9%로 의무대출 비율 70%를 지켰다.

주요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중기 대출 비중

단위: %.<자료=이건희·정상진/중소기업학회지>

한편 지방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60% 대의 중기대출 비중을 기록했다. 지방은행의 2012년 중기대출 비중은 64%로 의무대출 비율 60%를 상회했다. 연구진은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지주사의 지원을 덜 받아 대기업 거래에 불리하다는 점을 이유의 하나로 들었다. 이들은 또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비중도 시중은행보다 낮다고 적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중기대출은 최근의 저금리 기조에서 재평가의 여지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지적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가계대출 금리는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반면, 중기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방은행은 지역과 함께 성장한다는 의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저원가성 지역내 기업 대상 대출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지방은행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2.84%로 시중은행 평균 2.19%보다 0.65%p나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방은행이 중기 대출을 늘리면서 경기침체 속에서도 자산건전성을 양호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한 발 더 나아갔다.

지역의 중기들을 대상으로 관계를 형성해 여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좁은’ 지역의 특성을 활용해 대출정보 수집과 활용에 효율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됐다.

  ©중기이코노미

2001년 44.2%로 그나마 의무대출비율에 근접해 있던 우리은행의 중기대출 비중은 2012년 38.8%로 5%p 넘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0.2%p, 외화은행은 16.7%p, 신한은행은 8%p나 급감했다. 기업은행도 의무비율을 넘어섰지만 6%p 떨어졌다. 국민은행과 시티은행만이 이 수치를 7.2%p와 1%p 높였다. 한편 한국SC는 2012년 현재 중기대출 비율이 19.6%로 가장 낮았으며, 외환은행은 시티(30.6%)보다도 낮은 30%를 기록했다.

한편 연구진은 외환위기 이후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을 준수하는 시중은행이 없다며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소규모 금융기관도 중소기업을 주요 영업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의무대출비율의 재검토와 비율준수에 따른  검토돼야 하고 자금조달상의 혜택도 ‘당근’도 다시 고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본문에서 지적한 대출관련 정보 활용과 지역밀착형 특성을 감안하면 검토의 여지가 많은 제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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