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당국이 최근 5년간 불법·편법 증여 등 부동산 탈세 행위 2만 건 이상을 적발해 1조6000억 원에 가까운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 소유 아파트를 시세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에 거래해 양도소득세를 회피하는 방식의 편법 증여가 전체 적발 사례의 90% 가까이를 차지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성준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 부동산 거래 신고 관련 조사 실적’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세청이 적발한 부동산 탈세 사례는 총 2만126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국세청에 통보한 탈세 의심 거래 건수는 4만3636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에서 실제 탈세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국세청은 총 1조5870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건당 평균 7500만 원의 세금이 추가 부과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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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 유형별로는 불법·편법 양도를 통한 양도소득세 탈루가 1만8345건(86.3%)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추징세액은 1조2222억 원에 달했다. 양도가액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거나 가족·친인척 간 시세 대비 과도하게 낮은 금액으로 양도해 사실상 증여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자금 출처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다 적발된 사례도 2604건(추징세액 2212억 원)에 달했다. 또한 허위 정보를 유포해 토지를 분할 매각하는 기획부동산 사례 역시 311건(추징세액 1436억 원)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청이 8363건, 추징세액 608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최근 5년간 부동산 탈세 적발 사례 10건 중 4건이 서울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어 중부청 3928건(2821억 원), 부산청 2589건(1841억 원), 인천청 2120건(1426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진성준 의원은 “편법 증여를 통한 부동산 탈세는 부의 대물림을 심화시키고 사회 양극화를 가중시키는 심각한 문제”라며 “국세청은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단속을 통해 부동산 탈세를 끝까지 추적해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광현 국세청장 역시 이달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관련 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하고, 탈루한 세금은 예외 없이 추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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