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의 생존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정 국가와 품목에 집중된 구조에서 벗어나 수출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발표한 ‘한국 수출의 다변화 현황과 수출 지속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수출국과 수출품목의 다양성이 기업의 수출 지속력과 성장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수출국 및 품목 집중도 지수(HHI)는 각각 918, 520으로, 세계 10대 수출국(홍콩 제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892, 389), 프랑스(549, 118), 이탈리아(486, 108) 등 주요국보다도 집중도가 높다는 의미다. HHI 지수는 낮을수록 수출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게 분산돼 있음을 뜻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 10대 수출품목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 10대 수출국 비중 역시 70.8%로 가장 높았다.

무역협회는 최근 15년간(2010~2024) 국내 9만2385개 수출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수출국이나 수출품목이 1개 늘어날 때마다 수출 중단 위험은 각각 5.4%, 1.2%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같은 기간 수출을 지속한 2만275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패널 분석에서는 수출국·품목이 1개 늘어날 때 기업의 연간 수출액이 각각 7.8%, 1.1%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수출 지속기간이 5년 이하인 기업의 절반 이상이 단일 시장·품목 의존 구조를 보인다”며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에 따라 맞춤형 수출 다변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중소기업에는 해외 바이어 발굴 및 마케팅 지원을, 중견기업에는 연구개발(R&D)과 현지화 지원을 강화하는 등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특정 시장·품목 의존에서 벗어나 신흥시장과 신산업으로 전략적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단순한 양적 확장이 아니라 기존 주요 시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인공지능(AI) 확산이나 ESG 요구 같은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질적 다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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