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식품 기업이 국내 최초로 국제기구 조달 시장에 진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일 우리 기업 ㈜젤텍이 UN-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영양강화립(Fortified Rice Kernel, FRK) 공급자로 선정돼 대한민국 최초로 27억5000만달러 규모의 UN 식품조달시장에 진출했다고 25일 밝혔다.

국산 영양강화립 201톤은 다음 주, 방글라데시로 출항하는 원조쌀 2만64톤과 함께 난민·취약계층의 영양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영양강화립은 쌀가루에 비타민, 무기질 프리믹스를 첨가해 쌀알 모양으로 반죽·입출·성형한 인조미로, 쌀의 맛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영양가를 높여 영양실조 예방에 효과적이다. 

UN은 작년 12월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품 강화 전략 2024-2029’에서 미량영양소 결핍에 직면한 전 세계 가임기 여성과 발육부진, 저체중에 처한 아동 19억명 등의 현황과 함께 필수영양소 섭취를 위한 영양강화식품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WFP는 15개국과 협력해 2026년까지 8억5000만명 이상에게 영양강화쌀을 지원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UN 조달 시장 진출이 단순한 식량원조사업을 위한 쌀 공여를 넘어 국내 기업의 수출길을 여는 내실화된 공적개발원조(ODA) 모델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영양강화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880억달러(한화 약 123조원)에서 2032년에는 2220억달러(한화 약 310조원)로 약 2.5배 성장할 전망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중 영양강화쌀 시장 규모를 2030년까지 169억달러(한화 약 233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UN 산하 국제기구인 WFP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WFP가 공동사업자인 농식품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많은 국내 기업이 영양강화쌀 조달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2026년은 식량 원조 사업 이외에도 중동 내전 등으로 예멘과 레바논 지역 아동의 영양상태 개선을 위해 총사업비 46억원 규모의 ‘학교급식강화 사업’을 WFP와 신규 추진할 계획으로, UN 조달 시장 진입을 위한 각종 필요 기술부터 조달 절차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해 우리 농식품 기업이 참여할 기회를 뒷받침하겠다고 농식품부는 강조했다. 

농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WFP 등 UN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통해 더 많은 국내 기업이 UN 조달시장에 진출한다면 K-ODA 연계 K-푸드 수출 활성화의 성공 모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 식량 위기 극복에 최선의 역할을 다함과 동시에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