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바다에서 울진 숲까지 걸으며 만나는 새로운 여행길이 열렸다. 산림청이 이달 15일부터 백패킹이 가능한 장거리 숲길 ‘동서트레일’을 시범 개통하며, 전국의 트래커들에게 새로운 도전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시범 개통에는 충남 태안군에서 경북 울진군까지 이어지는 849km의 초장거리 숲길 중 17개 구간, 총 244km가 먼저 공개됐다.

동서트레일은 서해의 태안에서 시작해 내륙의 산길과 들길, 동해의 울진으로 이어지는 숲길이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해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숲내음 가득한 오솔길로 이어지고, 작은 마을과 들판, 산책길이 잇따른다.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자연과 생활,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여행길’이다.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기지포해수욕장<사진=태안군>

이번에 개통된 주요 구간은 ▲태안 14구간(57km) ▲홍성 912구간(49km) ▲봉화·울진 48~54구간(103km) 등이다. 일부 구간에서는 백패킹이 가능해, 텐트를 치고 별빛 아래서 하룻밤을 보내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동서트레일은 ‘머물며 체험하는 여행’을 지향한다. 길을 따라 이어진 농산어촌 마을에서는 지역 먹거리와 숙박시설, 전통 체험을 즐길 수 있다. ‘K-장거리 트레일’이라는 이름답게 한국의 생활문화와 지역 정서를 고스란히 담았다.

<자료=산림청>   ©중기이코노미

산림청은 “해외의 유명 트레일처럼 한국형 장거리 트레킹 문화를 만들겠다”며, 시범운영을 통해 안전관리와 안내체계를 다듬고 2027년까지 전 구간을 완전 개통할 계획이다.

백패킹이 가능한 대피소 이용이나 출입이 제한된 일부 구간(52~55구간)을 탐방하려면 ‘숲나들e’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김인호 산림청장은 “동서트레일은 단순히 숲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마을과 마을을 잇고 사람과 지역을 이어주는 매개체”라며 “2027년에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장거리 트레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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