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새롭게 제정한 국제회계기준(IFRS) 18을 도입해보면,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산정방식에 변화가 생겨, 기업 실적 왜곡과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IASB는 2024년 4월, 기업 간 성과 비교 가능성과 재무제표의 투명성 강화를 목표로 손익계산서 표시 및 주석 공시 기준을 전면 개정한 ‘IFRS 18(재무제표의 표시와 공시)’를 발표했다. IFRS 18은 2027년 1월부터 의무 적용되며, 조기 적용이 권고되고 있다.

새 기준에 따르면,  기업의 수익과 비용은 ▲영업(Operating) ▲투자(Investing) ▲재무(Financing) 등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되며, 투자와 재무에 해당하지 않는 항목은 모두 영업 범주로 분류된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이 코스피 상장기업 846개사의 2024년 재무제표를 대상으로 IFRS 18을 시범 적용한 결과, 영업이익이 20% 이상 변동한 기업은 263개(31%), 100% 이상 변동한 기업은 63개(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동은 IFRS 18에서 새롭게 정의된 영업이익이 기존 K-IFRS 기준의 ‘영업외손익’ 항목이었던 ▲유·무형자산 처분손익 ▲손상차손 ▲기부금 ▲외환손익 등 비경상적 손익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한화솔루션이 부동산 개발 부문의 토지 매각이익을 영업이익에 반영하자, 정상적인 회계처리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가짜 어닝 서프라이즈’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자료=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 단위 : 백 만원>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력을 평가하는 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IFRS 18 적용 시 영업이익의 범위와 금액이 기존과 달라져, 일시적·비반복적인 손익이 대거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주회사의 경우, 관계기업 지분에서 발생하는 지분법 이익이 투자 범주로 이동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 기업도 자산 손상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영업 범주에 포함돼 전체적인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수 의원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IFRS 18 도입으로 기업의 실제 성과는 변함없더라도 영업이익이 줄어 보이는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 혼란이 커지고, 금융당국의 예측 가능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OSPI 5000 시대를 향한 자본시장의 안정적 성장에 IFRS 18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금융당국은 영업이익을 활용한 규제 지표의 오해를 최소화하고, 관련 지표 개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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