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7일 올해 마지막 회의를 앞두고 있다. 한은이 경기부진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아니면 집값에 초점을 두고 다시한번 금리를 동결할 지를 놓고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3.5%였던 기준금리는, 네 차례 인하로 올해 5월에는 2.5%까지 낮아졌다. 앞으로도 추가 인하가 예상되고 있었다. 금통위는 지난 10월 회의에서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금통위는 7월과 8월, 10월 세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추가 금리인하가 있을지, 아니면 금리인하가 내년으로 넘어갈지를 놓고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일 ‘11월 금융시장 브리프’ 보고서에서, 한은이 27일 “기준금리를 25bp인하(2.50%→ 2.25%)”하고, “성장 개선과 금융안정 필요성 등을 반영해 결정문에 ‘추가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는 문구를 없애는 방식 등으로 정책 기조를 완화에서 중립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5가지 주요 변수(성장, 물가, 환율·내외금리차, 가계부채·주택시장, 결정문·포워드가이던스)를 분석했다. 

먼저, 성장률 추이는 인하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1%를 나타내고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대 후반으로 높아지더라도, 잠재성장 추세를 밑돌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은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용 한은총재 역시 국정감사 자리에서 GDP가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미 통상협상이 타결되면서 자동차 등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점에 대해서도, 15%의 관세율도 기존(0%)보다 크게 높아져 내년 수출에는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두 번째로, 물가는 중립요인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에도 한은의 목표인 2% 내외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고환율에도 60달러대의 낮은 국제유가, 미약한 수요 압력 등으로 10월 금통위는 내년도 물가 상황이 기존 전망치(1.9%)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세 번째로, 환율과 내외금리차는 동결 요인으로 봤다. 한·미 통상협상 타결, 연준 2차례 금리인하로 원화 약세 위험은 줄어들었으나, 원달러환율이 1400원 아래로 빠르게 낮아질 가능성도크지 않다며 금리 동결 요인으로 평가한 것이다. 

가계대출·주택시장 역시 동결 요인으로 평가했다. 현재 강력한 수도권 주택수요 억제 정책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들고, 서울 아파트가격 급등세도 주춤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리인하 시 이같은 집값 대책의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금통위의 결정문과 포워드 가이던스(전망치)는 인하 요인으로 봤다. 과거 정책결정문에 “인하 기조 유지” 등의 시그널을 명시하고, 3개월 내 조건부 금리인하 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수가 4명 이상인 경우 금리 인하를 단행해왔기 때문이다. 10월 금통위 결정문에 “추가 인하의 시가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명시했고, 향후 인하 의견도 4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1월에는 금리를 인하하는 쪽이 일관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에 따라 11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요인(성장, 결정문·포워드 가이던스)과 동결요인(환율·내외금리차, 가계대출·주택시장)이 대등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기준금리는 2.5%에서 2.25%로 인하하면서, 결정문에 “추가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는 문구를 없애는 방식 등으로 정책 기조 전환을 예상했다. 

다만, “경기, 주택시장, 환율 등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될 경우 11월에도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다시 큰 폭 오름세로 전환되거나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에 육박하는 경우, 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준금리의 향방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내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기업 역시 불확실성을 사업계획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통위의 11월 기준금리 결정이 내년도 투자계획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