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 수준에서 동결했고, 이는 원·달러 환율 급등, 수도권 집값 재상승, 물가 재상승 가능성 등을 모두 감안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중반에서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수입물가를 통해 내년 물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금융시장 안팎에서 제기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통화정책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성급히 인하할 경우 부동산 시장 과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이 때문에 통화당국이 완화 정책 속도를 조절하며 ‘동결 기조 속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470~1500원 범위를 넘나들며 연중 최고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함께 증시 조정, 안전자산 선호가 겹치면서 1500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고, 국내 기업과 가계의 부담 확대에 대한 경계가 커지는 상황이다. 기업과 금융권의 외화부채는 600조원 안팎 규모로 추산되며, 환율이 상승할수록 이자·원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 실적과 재무 구조에 압박 요인이 된다. 특히 항공, 정유, 화학 등 달러 결제가 많은 업종은 환율이 10% 변동할 때 이익 규모가 수천억원 단위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단기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흐름도 관찰된다.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 잔액이 100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불어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이 단기 예치와 유동성 확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편 개인과 기관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는 16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되며, 원화 자금의 해외 유출이 환율 상승 압력을 추가로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외 연구기관과 금융권은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0.7~1% 안팎의 저성장 구간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개선세를 보이며, 성장률 하락 폭을 일부 완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함께 제시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 정책과 관세 이슈는 한국 수출과 환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12월 중순 국내 경제 뉴스는 금리·환율·부동산·수출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기이코노미 김현성 기자